꽃과 설화

곧은 절개를 기리는 과꽃

박남량 narciso 2008. 1. 22. 15:38


곧은 절개를 기리는 과꽃



왜 과꽃으로 부르는지 아세요.
당국화 또는 추금, 취국이라고도 부르는
과꽃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봅니다.

중국 당나라 때에
추금이라는 미모의 열녀가 살고 있었다.
남편이 죽은 뒤로
주위사람들이 재혼을 권하였지만
아들이 자라는 것을
낙으로 외롭게 살아갔다.



어느 날 고을 원님이 추금의 아름다움에
온갖 유혹을 하였지만
먼저 간 지아비를 생각하면서 정절을 지키고자
뿌리치곤 하였다.
원님은 며칠을 두고 끙끙 않다가
추금의 아들을 멀리 떼어 놓기로 하고
전쟁터에 나가는 병정으로 뽑았다.
아들을 전쟁터에 내보내고
하루하루를 가슴 조이며 살아가는데
다시 원님의 유혹이 시작되었다.
달래기도 해보고 욱박지르기도 해보고
협박도 해보았지만 추금은
한 고을의 살림을 돌보는 원님께서
여자를 좋아하면
사치를 좋아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욕심이 많아지게 되는 법입니다.
원님이 그렇게 되면
백성들의 살림은 어떻게 되겠습니까
하면서 조금도 변함이 없었다.
화가 난 원님은 추금을 옥에 가두었다.



어느 날 원님은 추금이 갇혀있는
감옥으로 몰래 찾아와서는
감옥의 열쇠를 슬쩍 넣어주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언제라도 좋다. 마음이 달라지거든 이 열쇠로
옥문을 열고 내게 오라.
추금은 더 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절개를 지키면서 살아가는 여인을 위로하고
도와주기는커녕 그 마음을 꺽어려하다니 하면서
열쇠를 던져 버렸다.
추금은 끝내 옥에서 죽고 말았다.



전쟁터에 나갔던 아들이 살아서 돌아와서는
동네사람들이 전해주는 말을 듣고
감옥으로 달려갔지만 감옥은 텅 비어 있었다.
절개를 지키려다 돌아가셨다니
어머니의 절개는 두고두고 높이 칭송될 것입니다.
아들은 돌아서다가 감옥의 뜰에 피어있는
한 떨기 꽃을 발견하였다.
바로 추금이 열쇠를 던진 자리에서 피어난 과꽃이었다.
사람들은 추금의 높은 절개를 기리는 뜻에서
이 꽃을 추금이라고 부르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래서 과꽃은 당국화, 추금, 취국 등의
이름으로 불리기도 합니다.



또 다르게 전해지는 이야기입니다.
옛날 백두산의 깊은 산골에
어린 아들과 함께 사는
추금이라는 과부가 있었다.
과부는 남편이 죽고 난 후
남편이 가꾸어 오던 꽃을 대신 열심히 키웠다.
그리고 꽃이 필 때면 먼저 저 세상으로 가버린
남편을 그리워하며
이 꽃들을 바라다보곤 했다.

그러던 어느 날
꿈속에 이웃 마을에 사는 중매쟁이가
추금에게 재혼할 것을 권유해 왔다.
그녀는 중매쟁이의 재혼 권유를 단호히 거절했다.



추금은 아들을 훌륭히 키워
무과시험을 위해 한양으로 보냈다.
그런데 얼마 후 오랑캐들이 쳐들어와
추금을 납치해 갔다.
오랑캐 두목은 추금을 첩으로 삼으려 했다.
한편 추금의 아들은 무과급제하여 집으로 돌아와
어머니를 찾았으나 오랑캐들에 의해
납치되어 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아들은 분노하여
오랑캐의 진지로 숨어들어 갇혀 있는
어머니를 구출해 내었다.
이때 추금은 아들에게
이 곳은 꿈속에서 너의 아버지와 함께 살았던 집이다.
라고 말하고는 뜰로 나갔다.
뜰에 무수히 피어있는 자줏빛 꽃을 발견하고는
추금은 꿈속에서 남편이 가꾸어 오던 꽃과 같아
이 꽃을 캐어 품에 안고 고향으로 돌아 왔다.

 



그래서 이 꽃을
과부를 지켜준 꽃이라하여
과꽃이라 하였답니다.
꽃말은 당신의 사랑이 걱정이다.
나의 사랑은 당신의 사랑보다도 깊다.
추억이라고도 합니다.

 



꽃잎을 한 장씩 떼어내면서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 반복하면서
최후에 한 장이 남아 있을 때
어느 쪽에 해당하는가를 맞추는 사랑점의 이야기.
괴테의 희곡 파우스트에
마가렛 소녀가 과꽃을 가지고
사랑의 점술을 치는 장면이 실려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