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입지어 (先入之語)
한나라 애제 때 식부궁이라는 변사가 있었다. 그는 애제의 장인과 한 고향 친구인 관계로 그의 교제 범위는 대단히 넓었다.
그는 어느 날 애제에게 흉노가 지금 곧 쳐들어 오려 하고 있으니 이에 대비해서 대군을 변경에 배치시켜야 한다고 역설하니 식부궁의 변설에 혹한 애제는 승상 왕가와 이 문제를 상의했다.
왕가는 근거없는 낭설이라고 하면서 대개 정치하는 사람은 아첨하는 말과 엉큼한 주장과 재치있는 변론과 심각한 소리로 고통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옛날 진목공은 백리해와 건숙의 말을 쫓지 않았다가 그 군사를 패하게 된 다음 허물을 뉘우치고 스스로를 책하며 교묘한 말로 남을 속이는 신하들을 미워하고 경험이 많은 노인의 말을 존중하게 되었으므로 이름이 후세에까지 전하게 되었습니다. 라고 말하면서 폐하께서는 옛날 교훈을 살피어 거듭 참고로 삼으시고
먼저 들어온 말로써 주장을 삼지 마십시오 라고 간했다.
얼마 뒤 식부궁의 말이 거짓이란 것을 곧 알게 되었다. 식부궁은 후에 감옥에서 죽게 되었는데 이 이야기에 연유가 있었던 것이다.
여기에서 나온 고사성어가 선입지어 (先入之語)이다.
먼저 들은 이야기가 마음에 남아 있어 나중 듣는 이야기를 거부하려 한다는 뜻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