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양의 미덕은 덕의 근본입니다
냉혹한 인정 속에서 세상을 살아간다는 것은 그야말로 가시밭길입니다. 험난한 인생살이를 타개하는 유일한 방법이 있으니 그것이 겸양의 미덕입니다.
서유기에서 손오공은 포로가 된 후에도 모반을 일으켜 천계의 왕 옥황상제에 대해 좀더 높은 천계의 직책을 주지 않은 것에 대해 항의를 합니다. 그래서 석가여래와의 최후의 내기에 의해서 겸양의 미덕을 배워야만 했습니다. " 신통력으로 땅끝까지 가 보일테니 그때는 제천대성의 자리를 주시오. 그 일을 해내지 못하면 순순히 항복하겠소." 하는 오공 대 부처님의 내기입니다. 손오공은 공중으로 치솟아올라 번개처럼 대륙을 뛰어넘어서 다섯 봉우리가 있는 산까지 날아갔죠. 여기야말로 지상의 생물이 닿지 못한 극지임에 틀림없다고 그는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그곳에 왔다는 증거로 가운데 봉우리 기슭에 오줌을 누고는 의기양양하게 돌아와서 석가여래께 그 사실을 알렸습니다. 그러자 석가여래는 한쪽 손을 펴서 그 가운데 손가락의 첫 마디 부근에서 지린내가 나는 것을 오공에게 맡게 하고 " 너는 아까부터 내 손바닥에서 한 발짝도 나가지 못했다." 라고 말했습니다.
겸손이란 남을 높이고 자기를 낮추는 것을 말합니다. 지혜로운 옛 선인들은 명예나 지위가 귀하게 되는 것을 꺼려 했습니다. 그럴수록 근신하고 겸손하려 애썼습니다. 겸손하게 되면 가득 차는 일이 없고 가득 차는 일이 없으면 넘칠 일이 없기 때문입니다. 명심보감에서 전하는 진리에도 나를 귀하게 여김으로써 남을 천하게 여기지 말 것이며 나를 크다고 여겨 남의 작음을 멸시하지 말 것이며 나의 용기를 믿고 적을 가볍게 보지 말라 하였습니다. 성경 야고보 서간에서도 말씀하십니다. " 하느님께서는 교만한 자들을 대적하시고 겸손한 이들에게는 은총을 베푸신다."
물도 그릇에 가득 차면 넘칩니다. 불길도 활활 타면 마침내 꺼집니다. 뜨거웠던 사랑도 어느새 식기 마련입니다. 십년세도 없고 열흘 붉은 꽃이 없다고 합니다. 겸양의 미덕은 덕의 근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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