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은 그대의 마음속에 있다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거울은 그대 마음속에 있다. 먼 과거까지가 모두 그대의 내면을 비출 수 있는 거울이다. 어제까지의 삶이 비록 잘못 살아 온 것이었다면 또 어제까지의 삶이 참으로 훌륭한 것이었다 하더라도 지금 오늘이라는 시간 위에 머무르고 있다. 오늘이라는 시간은 그 모든 것들을 허물고 지을 수가 있다. 그대는 오늘 속에 있다. 지금 이 순간이라는 가장 귀중한 시간을 그대의 것으로 하라. 지금부터라도 무엇을 어떻게 하면서 살아갈 것인지를 곰곰히 생각해 보는 기념비적인 시간이다.
옛날 어느 곳에 부자가 살고 있었다. 그 부자의 부인은 얼굴이 매우 아름다웠다.
어느 날 부인 친구의 집에 초청을 받아 가게 되었는데 부인은 집구경을 하다가 운교(雲)橋)라고 부르는 구름다리 위를 건너가게 되었다. 그녀는 구름 다리 아래를 무심코 내려다 보다가 깜짝 놀랐다.
『아니 저게 내 얼굴이야?』
부인은 물에 비춰진 자신의 얼굴을 넑을 잃고 내려다 보았다. 자신이 생각하기에도 참으로 아름다운 모습이었던 것이다.
그때 물을 길러온 계집종이 물속을 들여다 보다가 깜짝 놀랐다.
『아니 이게 내 얼굴이야? 이렇게 아름다운 얼굴을 보고 못생겼다니 말이 되는 소리야?』
계집종은 다시 한번 물속을 들여다 보았지만 역시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그녀는 다시 중얼거렸다.
『이렇게 예쁜 얼굴인데 종 노릇을 하고 있다는 것은 말도 안되지!』
때마침 곁을 지나가던 여주인이 이 말을 듣고 의아스런 표정을 지었으나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계집종은 여전히 물속을 들여다 보며 자아도취에 빠져 있었다. 보면 볼수록 자신의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웠던 것이다.
그 모습을 다리 위에서 내려다 보던 부인이 웃음을 터뜨렸다. 그 웃음소리에 깜짝 놀란 계집종이 물속을 다시 들여다 보니 물속에 있는 미인은 자신처럼 초라한 옷을 입고 있는 것이 아니라 화려한 비단옷을 입고 있는 부인이었다. 계집종은 부끄러움을 감추지 못하여 그 자리를 떠나버렸다.
불교의 대장엄론(大莊嚴論 덕을 쌓은 바보/보성출판사/1994)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자기 자신에 관한 과오나 과실은 발견하기 어렵다는 내용입니다. 자신의 모습을 올바로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자신의 참모습을 제대로 알아볼 수 있는 사람이라면 이 이야기와 같은 부끄러운 행동은 하지 않을 것입니다. 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듯 우리는 자신이 지나온 발자취를 반추해 보아야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어제의 잘못을 깊이 생각하고 내일의 과오를 깊이 근심하여야 하지 않을까요.(사진: 천주교 부산교구 다대성당 성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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