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을 사랑한 리버 피닉스
인기와 재능이 절정에 이르는 순간 갑자기 별처럼 사라지면 그는 전설이 된다. 영화배우 리버 피닉스(1970-1993)도 그 전설 가운데에 한 사람이다. 본명은 리버 주드 바텀으로 리버라는 이름은 헤르만 헷세의 소설 싯다르타에 등장하는 생명의 강에서 따 온 것이었고 주드는 비틀즈의 노래 헤이 주드에서 유래되었다 한다. 제2의 제임스 딘으로 불리며 영화사에 큰 획을 긋는 한편 세상을 따뜻하게 품으려 했던 자연주의자이다.
그가 스물셋 나이로 숨지자 미국 젊은이들의 추모 열기는 패닉에 가까울 정도였다. 피닉스는 히피 생활을 하는 부모를 따라 어린 시절 내내 떠돌이 생활을 하였으며 거리에서 노래를 부르며 돈을 벌기도 하였는데 어머니가 방송국에 근무하였던 계기로 CF 등에 출연하게 되었지만 자신이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광고하는 CF에 회의를 느껴 그만 두고 열두 살이 되었을 때 7인의 신부로 데뷔하며 그 뒤로 드라마에 출연하여 이름을 알린다. 이 모든 것이 생계를 잇기 위한 것이었다고 한다.
영화 배우로서는 84년 영화 컴퓨터 우주탐험으로 데뷔하여 2년 뒤 스탠 바이 미에서 불량소년 역할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인디애나 존스의 최후의 성전에서 해리슨 포드의 아들로 나왔고 이어 허공에의 질주에서 주인공인 대니로 자리매김한다. 열여덟 살에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오른 그의 대표작은 아이다호 이다. 긴장하면 쓰러져 잠이 드는 기면증을 앓는 마이크 역할로 베니스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이 시기에 숨가쁜 일정과 과중한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한 피닉스는 약물에 손을 대다 결국 술집 앞에서 쓰러져 삶을 마감한다. 짧은 영화 경력에도 사람들이 리버 피닉스라는 이름을 잊지 못하는 것은 그의 반듯한 생활 철학이 한 몫을 한다. 동물을 죽이는 게 싫어 채식을 고집하였으며 남들이 돈을 모아 별장이나 요트를 살 때 그는 자연보호를 위해 열대우림을 사들였다.
구스 반 산트 감독은 이렇게 말한다. 내가 배우들에게서 얻고자 하는 것은 정말 인간적인 그들의 모습이다. 내가 원하는 것은 대단한 연기력이 아니라 배우들 내면 속에 깊이 숨겨져 있는 진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리버 피닉스가 좋은 예이다. 그는 자기 안에 너무나 아름다운 부분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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