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과 설화

추억이라는 옥잠화

박남량 narciso 2005. 6. 1. 12:06

추억이라는 옥잠화
 
 

정갈한 잎 사이의 비녀같은 깨끗한 줄기와  
하얗고 길쭉한 모습
그리고 그윽한 향기의  꽃
옥잠화에 관한 전설 속으로 들어가 봅니다

 


 

옛날  중국 석주라는 고장에
한 선비가 살고 있었습니다.
이 선비는  피리를 부는 일이 전부였습니다
피리 솜씨는 신의 경지에 이른 듯 했습니다

달이 유난히 밝은 어느 날 밤
선비는 정자에 올라 달밤의 경치에 넋을 잃고
달빛에 취해 피리를 불었습니다

이상한 기척에 눈을 떠니 언제 왔는지
아름다운 선녀가 곁에 서서
피리소리를 듣고 있었습니다
정자에는 정신을 몽롱하게 하는
향내가 진동하였습니다
그 선녀는 아름다운 피리소리를
다시 한 번 듣고 싶다는
하늘나라 공주의 소원을 전달하기 위해
내려온 사자 였습니다.



선녀는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선비님의 피리소리는 참으로 아름답소
하늘나라의 공주님께서
선비님의 피리소리를

다시 한 번 듣고 싶어 하십니다
원하오니 그 아름다운 소리를 들려 주소서-

선비는 정신을 가다듬고
다시 피리를 입에 가져갔습니다
끊어질 듯이 이어지는 선비의 피리소리는
흐르는 달빛에 휘감기면서 천천히 퍼져 나갔습니다
선비는 도취경에 빠져 버리고 말았습니다


 

선녀는 귀를 기울이고 듣고 있더니
어느덧 새벽이 밝아오고
피리소리가 끊기자 제정신을 차리곤
선비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하늘나라로 날아 올라 가려고 하였습니다.
선비는  선녀와의 작별이 안타까운 생각이 들어
오늘 밤의 추억을 되새길 만한 정표를
남겨 줄 수 없겠느냐고 부탁하였습니다



그러자 선녀는 자기의 머리에 꽂고 있던
옥비녀를 뽑아 그에게 던져 주었습니다
선비는  매우 기뻐하며
그것을 받으려다가 손을 스치며
정자 아래로 떨어뜨리고 말았습니다.
선비는 얼른 정자 아래로 내려가 보았습니다
옥비녀는 간 데 없고
한 떨기의 꽃이 피어 있었습니다

 

 

이 꽃이 바로 옥잠화 입니다


꽃봉오리의 모습이
선녀가 던져 준 옥비녀와 비슷하였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이 꽃을 옥잠화
즉 옥비녀 꽃이라고 부르기 시작하였다고 합니다
꽃말은 추억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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