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묵상

죽음의 씨를 뿌린 자는 죄의 삯이란 열매를 거두게 마련입니다

박남량 narciso 2017. 1. 20. 15:09


죽음의 씨를 뿌린 자는 죄의 삯이란 열매를 거두게 마련입니다



수달이 동물의 왕 앞에 몸을 내던지며 울부짖었습니다.
"정의를 사랑하고 공명정대하기 그지없는 왕이시여, 이 세상에 평화를 정착시키려 애썼지만 아직 이 땅에는 평화가 없습니다."

수달의 말에 동물의 왕이 물었습니다.
"대체 평화를 파괴한 자가 누구냐?"

수달이 소리쳤습니다.
"족제비입니다. 저는 자식들을 족제비에게 부탁하고 먹을 것을 구하려고 물 속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제가 없는 동안 자식들이 모두 죽고 말았습니다. 성경에도 '눈에는 눈'이라 쓰여 있습니다. 저는 복수를 해야겠습니다. 도와주소서!"

동물의 왕은 족제비를 불러오라고 명령하였습니다. 족제비가 동물의 왕 앞에 끌려왔습니다. 왕이 물었습니다.
"네가 수달의 새끼를 죽였느냐? 변명할 말이라도 있느냐?"

족제비가 눈물을 펑펑 쏟으며 말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우연한 사고이긴 했지만 수달 새끼가 죽은 건 전적으로 제 책임입니다. 딱따구리가 위험하다고 알리기에 저는 제 땅을 지키려고 달려가다가 그만 수달 새끼들을 발로 밟고 말았습니다."

왕은 딱따구리를 불러 물었습니다.
"네가 그 딱딱한 부리로 족제비에게 경고를 울린 게 사실이냐?"

딱따구리가 대답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전갈이 칼을 가는 것을 보고 위험을 알렸습니다."

이번에는 전갈을 불러들였습니다. 동물의 왕은 전갈에게 칼을 간 것이 사실이냐고 노한 얼굴로 책망하듯이 말했습니다.
"네 놈이 칼을 간다는 것은 곧 전쟁을 의미한다는 것을 모르느냐?"

전갈이 대답했습니다.
"예.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거북이가 갑옷을 준비하는 것을 보고 저도 대비한 것입니다."

이번에는 거북이가 변명하고 나섰습니다.
"게가 칼을 번뜩이지 않았다면 저도 갑옷을 준비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게가 소리쳤습니다.
"바닷가재가 창을 휘두르지 않았다면 저도 칼을 높이 쳐들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자 바닷가재가 동물의 왕에게 알현을 청했고 변명을 늘어놓기 시작했습니다.
"수달이 제 자식들을 향해 헤엄쳐 와서 사랑하는 제 자식들을 해치려 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창을 휘둘러야 했습니다."

동물의 왕은 판결을 내렸습니다.
"죄인은 족제비가 아니라 수달 바로 너다. 네 어린 자식의 죽음은 바로 네 행동에서 비롯되었다. 죽음의 씨를 뿌린 자는 필히 죽음이란 열매를 거두기 마련이다."

유대인들에게 전해져 오는 민담(民談)을 함께 하였습니다. 신약성경 야고보 서간(1,15)에서 이렇게 가르칩니다.

"욕망은 잉태하여 죄를 낳고 죄가 다 자라면 죽음을 낳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