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혼례식의 함(函)<1>
함은 감사의 예와 사랑을 의미한다. 예식 문화가 서양식으로 변했지만 전통 예식의 절차인 함 보내기는 아직 우리 곁에 남아 정감을 느끼게 한다. 함은 시부모님의 사랑과 정성이 담겼다. 함의 의미를 알고 어여쁜 마음으로 받으면 함을 여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함 속엔 무엇이 들어 있을까 궁금하다. 채단, 오방주머니, 혼서지, 손거울, 쌍가락지를 넣었다.
채단은 신부에게 주는 청홍 옷감을 말하며 청단과 홍단으로 준비하는데 청색은 홍색 한지에 싸서 청색 명주실로 묶고 홍색은 청색 한지에 싸서 홍색 명주실로 묶는다. 명주실을 묶을 때에는 매듭을 짓지 않고 한 번에 풀 수 있게 동심결로 맨다. 이는 신랑 신부의 마음을 하나로 묶고 인생이 술술 풀려라는 의미이다. 청단 홍단의 의미를 찾는다면 청은 여성이고 홍은 남성을 가리킨다.
오방주머니는 다섯 색깔의 주머니를 말하는데 내용물을 홀수로 넣어야 한다. 붉은색 주머니는 잡귀를 쫓는다는 붉은 팥을 넣어 서남쪽에 노란색 주머니는 귀한 신분을 상징하는 것으로 노란 콩을 넣어 며느리의 고운 심성을 바라며 중앙에 파란색 주머니는 인내하며 살라는 뜻으로 찹쌀을 넣어 동북쪽에 분홍색 주머니는 자손의 번창을 의미하는 목화씨를 담아 서북쪽에 연두색 주머니는 절개와 순결을 상징하는 향나무를 깎은 것을 넣어 동남쪽에 놓는다.
혼서지는 귀한 딸을 아들의 배필로 허락함에 선인의 예를 따라 납폐의 예를 올리니 받아달라는 내용이 담겨있는데 집안에서 항렬이 가장 높은 남자 어른이 직접 쓰는 것이 원칙이나 요즈음은 포목집이나 주단집에서 인쇄된 것을 사용하기도 하고 친척이나 서예학원에 부탁하기도 한다.
손거울과 쌍가락지는 빛나는 거울처럼 앞날을 환히 밝히라는 의미로 영원히 함께하라는 의미로 넣어 주기도 한다.
준비 된 혼수품으로 함 싸는 방법을 알아보면 함 바닥에 붉은색 한지를 깔고 그 위에 오방주머니를 놓는데 오방주머니의 주둥이는 각 사방으로 향하게 하며 중앙에 놓인 노란색 주머니 주둥이는 북서쪽을 향하게 한다. 다음은 채단을 오방주머니 위에 흩어지지 않게 차곡차곡 놓는다. 채단 위에 쌍가락지, 손거울을 놓고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주는 노리개나 패물도 함께 놓으면 된다. 그리고 중간의 뚜껑을 닫고 그 위에 혼서지를 놓는다. 그리고 뚜껑을 닫고 함보자기로 곱게 싸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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