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잎이 무성한 느티나무 그 아래
작은 의자이고 싶습니다
그래서 당신이 지치고 곤하여
의기소침해 있는 날
내가 당신에게
편한 휴식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저 아무런 부담 없이 왔다가
당신이 자그마한 여유라도
안고 갈 수 있도록
더 없는 편안함을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당신이 분노의 감정을 안고 와서
누군가를 실컷 원망하고 있다면
내가 당신의 그 원망을
다 들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당신이 분노 때문에
괴로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간혹 당신이 기쁨에 들떠
환한 웃음으로 찾아와서
그토록 세상을
다 가져 버린 듯 이야기한다면
내가 당신의 그 즐거움을
다 담아 놓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당신이 내내
미소와 웃음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다가 비가 억수로 쏟아져
당신이 나를 찾아 주지 못할 땐
내가 먼발치서
당신을 그리워했으면
좋겠습니다
또 무슨 이유로 당신이
한동안 나를 찾아오지 못할 땐
내가 애타게
당신을 걱정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당신이 한참 뒤에나
내게 나타나게 되거든
한결 가벼운 몸짓으로
내게 이르렀으면
좋겠습니다
또 언젠가 당신의 기억 속에
내가 희미해져 당신이 영영 나를
찾아 주지 않는다 해도
정녕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한 채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언제라도 당신이
내 안에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삶의 묵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음이 아름다운 안젤리나 졸리 (0) | 2006.10.27 |
---|---|
있을 때 잘 합시다 (0) | 2006.10.25 |
아름다운 무관심 (0) | 2006.10.21 |
긴 아픔을 가진 사람들은 안다 (0) | 2006.10.20 |
내 삶을 새롭게 시작한다는 의미 (0) | 2006.10.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