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을 사랑한 송나라 주무숙의 애련설
水陸草木之花가 수륙초목지화 可愛者甚蕃이라 가애자심번 晋陶淵明獨愛菊하고 진도연명독애국 自李唐來로 世人甚愛牧丹 이라 자이당래 세인심애목단 余獨愛蓮之出於淤泥而不染하고 여독애련지출어어니이불염 濯淸漣而不妖라 탁청연이불요 中通外直 중통외직 不蔓不枝하고 불만불지 香遠益淸하여 향원익청 亭亭淨植하니 정정정식 可遠觀而不可褻翫焉이라 가원관이불가설완언 予謂菊花之隱逸者也요 여위국화지은일자야 牧丹花之富貴者也요 목단화지부귀자야 蓮花之君子者也라 연화지군자자야 噫라 희 菊之愛陶後鮮有聞이오 국지애도후선유문 蓮之愛同予者何人고 연지애동여자하인 牧丹之愛宜乎衆矣로다. 목단지애의호중의
수륙의 초목에 피는 꽃 중에는 사랑할 만한 것이 많이 있다. 진나라 도연명은 홀로 국화를 사랑하였고 당나라 이래 세상 사람들은 모란을 매우 사랑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과 달리 나는 홀로 연꽃을 좋아한다. 그것은 연꽃이 비록 진흙 속에서 자라되 그 더러움에 물들지 아니하고 맑은 물에 씻기었어도 요염하지 아니하고 줄기는 비어 있으나 꼿꼿하고 함부로 넝쿨을 뻗지 아니하고 가지를 치지 아니하고 향기는 멀리 갈수록 더욱 맑으며 높이 우뚝 솟아 깨끗이 서 있으니 멀리서는 바랄볼 수 있지만 가까이서 회롱할 수 없다. 국화는 고요하고 우아한 멋이 있고 모란은 화려하고 의젓한 부자 같고 연꽃은 높은 군자의 풍도가 있다. 아! 슬프도다. 도연명 이후 국화를 사랑한다는 말을 거의 들은 바 없으며 연꽃을 나처럼 사랑하는 사람은 몇이나 될 것인가. 모란을 사랑하는 사람은 많으니 당연한 것이다.
이 글은 송나라 주무숙이 연꽃을 사랑하는 까닭을 설명한 설류이다. 이의를 해석하고 자기 의견을 서술한 것이다. 연꽃이 진흙 속에 자라나 그 더러움에 물들지 않으니 군자가 주위의 악에 물들지 않는 것과 같으며 맑은 물에 씻기었어도 요염하지 않는 것은 군자의 덕행과 서로 통하는 데가 있다. 줄기는 비어 있으나 꼿꼿한 것은 군자의 마음이 사리에 통달하고 그 행실이 도리에 맞아 꼿꼿한 것과 같다. 함부로 넝쿨을 뻗지 않고 가지를 치지 아니하니 군자의 몸가짐과 비슷하다. 향기는 멀리 갈수록 더욱 맑다는 것은 군자의 덕이 멀리 미치는 것과 같고 높이 우뚝 솟아 깨끗이 서 있으며 멀리서는 바랄볼 수 있지만 가까이서 회롱할 수 없다하니 이는 군자의 품격에 위엄이 있어 함부로 접근하기 어려운 점과 비슷하다. 이와 같이 연꽃에는 군자에 견줄 만한 여러 가지 미덕이 있으므로 다른 꽃보다도 사랑한다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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