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지혜

아빠의 그림자 / 국무총리상

박남량 narciso 2006. 3. 22. 09:34

 

민족통일부산광역시협의회

http://blog.naver.com/mintongpusan.do

 

제36회 한민족통일문예제전 입상작/국무총리상


아 빠 의   그 림 자


글 / 민소영(신도중학교 3학년 / 부산)


 매년 6월에 맞는 호국보훈의 달이다.

그전에는 이 6월이 의미없는 달로 느껴졌지만

지금으로부터 2년 전인 2003년에 있었던,

내 기억에서 영원히 잊히지 않을 날을 계기로

난 호국보훈의 달을 남다르게 느끼고 있다.

나의 아버지는 군인이셨다.

아랫사람들에게 존경받고 윗사람들에게 신임 받는 군인정신과

나라 사랑의 마음이 투철하신 분이셨다.

부대에 위험한 일이 생기면 가장 먼저 나서서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어려운 일들을 해결하시고,

사비를 털어 병사들에게 온수가 나오는 욕실을

남몰래 선물하실 정도로 정도 많으셨다.

또한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도 크셔서

항상 자신이 맡은 일에 자부심도 가지고 계셨다.

그런 분이셨던 아버지는 2002년 10월

한국군 상록수 부대가 있는 동티모르로 파병을 가시게 되셨다.

아버지와 가족들은 수시로 E-mail을 주고받으며

서로의 안부를 물었고,

그 곳에서도 자신의 임무를 궂은 날씨와 환경에서도

잘 해내고 있다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6개월간의 단기 파병이었기 때문에

우리가족 모두 몸 건강히,

하루빨리 돌아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었다.

귀국을 한 달여 남긴 2003년 3월 6일,

중학교 입학식을 마치고 첫 수업을 받고 온 나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가족들에게

학교에서 있었던 일들을 이야기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저녁 7시쯤, 어디선가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매번 오는 전화였기 때문에 그 전화가 누구에게서,

어떤 말을 전하기 위해 왔는지 아무도 몰랐다.

잠시 뒤 전화를 받은 어머니의 목소리가 이상했다.

어머니의 옆에 계시던 할아버지, 할머니도 말이 없으셨다.

불길한 마음에 재빨리 거실로 나왔다.

엄마는 전화기를 옆에 떨어뜨리시고 털썩 주저앉으셨다.

국방부에서 아버지의 사고 소식을 전하는 전화였다.

그날 오후, 아버지는

영원히 우리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없는 길로 가시고 말았다.

아버지의 사고 내용은 이러하였다.

그날 당일, 아버지는 자신이 맡은 일을 하고 계시던 도중이었다.

 본 부대에서 떨어져 있는 파견대로부터

발전기가 고장 났다는 소식을 듣고,

아버지는 주저없이 4명의 부하들을 이끌고

발전기를 교체하기 위해 길을 나서셨다.

두 대의 차량이 강을 건너던 중,

아버지의 부하들이 탄 차량이

갑자기 내려오는 급류에 휩쓸려 떠내려가고 말았다.

아버지는 재빨리 옆에 있던 병사를 이끌고 물에 뛰어드셨다.

사고를 목격하고 있던 현지 주민에게

어서 한국 부대에 알리라는 마지막 말을 남기신 채 아버지는

부하들을 구하려다 자신까지도 급류에 휩쓸려 순직하시고 말았다.

 나라에 충성하고 가정에 충실하신 아버지셨다.

매일 바쁜 부대일을 처리하신다고

집에 들어오지 못하는 날이 더 많으셨던 분이셨다.

그만큼 자신의 일인 ‘국방의 의무’에 열심하셨던 분이셨다.

아버지는 나라사랑의 마음으로 대전 국립현충원에 안장되셨고,

동티모르에는 한국군의 순직을 추모하는 추모비가 생겼고,

평소 현지 학생들에게 많은 관심과 애정을 쏟으셨던

아버지를 잊지 못하는 동티모르인들의 마음을 담아

아버지의 이름을 딴 학교가 생겼다.

 대한민국의 국민들과 동티모르는

이번 사고로 대한민국을 한 번 더 마음속에 새기게 되었다.

아버지는 국위 선양과 끝까지 맡은 임무를 다 하시고 가신

훌륭한 군인으로 이름을 남기셨다.

나의 아주 가까이에,

진정한 나라사랑의 정신을 보여주셨던 분이 계시기 때문에

나는 이런 나라사랑의 정신을 가슴에 담고 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나라를 사랑하는 일은 매우 힘든 일이지만 가장 중요한 일이다.

어릴 적부터 보았던 아버지의 성실하고 충실한 모습들을 보면서

나 또한 군인이라는 꿈을 가지기도 했었다.

국토방위와 나라수호의 임무를 다하는 군인만큼

나라사랑을 실천하는 직업이 없다고 생각되었기 때문이었다.

항상 나의 조국인 대한민국을 가슴에 담고,

우리의 국기인 태극기를 소중히 다루고,

우리의 꽃 무궁화를 잘 가꾸고,

우리나라가 세계 속의 으뜸가는 국가로 성장하기 위해서

앞으로의 우리들의 태도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2003년 6월의 일이 있기 전에는

그저 나라사랑에 대한 글짓기를 할 때 매번 ‘나라를 사랑하자’,

‘순국선열들의 나라사랑의 정신을 가슴에 담자’ 등의 문구를 주제로

시간만 보내는 의미없는 글을 썼지만,

지금의 나는 나라사랑의 정신함양에 대하여

아버지처럼 나라를 위해 일하시다가 순국하셨던 마음가짐을 본받고

가장 가까이부터 실천하겠다는 마음가짐부터 생기게 되었다.

나는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일제 강점기부터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으셨던 순국선열들과,

지금 이 시간에도 나라사랑의 정신을 실천하는

군인들과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심을 표하고,

나 자신도 말로서만이 아닌, 직접 실천할 수 있는 민소영이 되겠다.

많은 사람들이 뜻 깊은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현충원에 들려 참배도 하고,

전쟁의 후유증과 가족을 잃은 고통으로 상처받은

유공자들과 보훈가족들에게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한다.

서해교전 등 나라를 위해 전사하고 순직하신 분들을

한 때만 관심을 가져준다고 하지 말고,

그분들의 마음을 항상 생각해 주었으면 좋겠다.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만큼 더 훌륭하고 중요한 마음가짐은 없기 때문이다.

우리의 소원인 조국통일도 여기서 이룩된다고 굳게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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