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묵상

스승의 참모습

박남량 narciso 2009. 8. 26. 13:39

 
스승의 참 모습

            프랑스 한 초등학교에서 있었던 일이다.
            1학년 교사가 귀가하는 반 학생들
            손에 가정통신문을 들러 보냈다.
            그 가정통신문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다.
            " 학부모님께, 저는 내일 파업에 참가하기 때문에
            수업을 할 수가 없습니다.
            그러니 자녀를 등교시키지 말아 주십시오.
            이번 파업은 교육 예산의 확대를 요구하는 한편
            교원 감축에 반대해서
            수많은 교사들이 함께하는 것입니다.
            이 두가지는 우리 아이들을 위해서 교사들이
            반드시 목소리를 높여야 할 일이라고 판단됩니다."

            그리고 가정통신문에는 정부의 교육 정책으로 벌어질
            상황과 그것에 대비한 교사들의 주장 등이
            자세히 적혀 있었다.
            모든 학부모가 교사들의 주장에
            찬성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교사들도 자신들의 입장을 밝힐 수 있고
            파업에 참여할 권리가 있다는 것은 인정했다.
            그러므로 이튿날 그 교사의 파업 참가로
            수업 못하게 된 것 때문에 학교 측에
            항의하는 학부모는 없었다.

            학기말이 되었다.
            그 1학년 학급에서는 교사와 학부모 그리고 학생들이
            함께 모여 감사의 인사를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학부모들은 작은 선물도 선생님에게 전달했다.
            그런데 이튿날 교사는 학교 게시판에 편지를 써서 붙였다.
            " 학부모님들이 제게 선물해 주신 알프스 산악지도와
            망원경을 받고 감동했습니다. 언젠가 알프스에 오를
            계획이라 꼭 가지고 싶었던 것입니다.
            알프스 산악지도는 기쁜 마음으로 받겠습니다.
            그러나 망원경은 제게 과분한 물건입니다.
            호기심 많은 아이들에게 더 필요한 것 같으니
            학급 비품으로 남겨 놓겠습니다.
            대신 저를 1년 동안 믿고 아껴주신 그 마음은
            오래오래 기억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파업 참가 때문에 수업을 할 수 없다는 것은
            우리에게 조금 낯설겠지만 제자들을 위해 선물로 받은
            망원경까지 내 놓은 스승의 모습은 존경할 만하지 않을까.

            2007년 6월호 좋은 생각에 실린 글이다.
            옛날부터 우리나라는 스승에 대한 존경이 극진해서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다.
            스승을 존경하고 함께 자리하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요즈음 변해 가는 잘못된 가치관 중에서
            진정으로 존경하고 사랑하는 스승이 없다는 것이다.
            스승의 날에는 선물 때문에 자녀가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난 것을 비롯하여 등등 탓일 게다.
            가까이로는 자식으로부터 듣는 이야기도 안타깝다.
            제자들의 가슴에 진정 남는 스승이 많기를 바라면
            너무 과한 걱정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