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출지와 까마귀 제삿날
신라 제21대 소지왕 때의
일이다.
왕이 천청정에 거동하였을
때
까마귀와 쥐가 몰려와
울부짖었다.
그 가운데 한 쥐가
사람의 말을 하면서
이르기를
까마귀가 날아가는 곳을 놓치지 말고
쫓아가면
반드시
무슨 일이 있을 것입니다
하였다.
왕이 이상히 여겨 따라가 보라
명하니
까마귀는 남쪽으로 날아가더니
남산 동쪽 기슭에 이르렀을
때
돼지
두 마리가 싸우는 것을
보다가
까마귀가 날아가는 곳을 놓치고
말았다.
길가에서 방황을 하고 있는데
한 노인이
연못에서 나와 편지를 주며
말하기를
만약 이 편지를 열어보면 두 사람이
죽고
열어보지 않으면 한 사람이 죽게 될
것입니다.
하여 신하가 돌아와서 왕에게 편지를
바치면서
이 사실을 전하니
왕은
두 사람이 죽는 것보다는 한 사람이 죽는
편이
낫다하여 편지를 보지 않기로 하였는데
점을 보는 관원이
아뢰기를
두 사람이란 서민을 말함이요.
한 사람은 왕을 일컫는 말이오니
떼어보는 것이 좋다고 권하여 떼어 본 결과
거문고 집을 쏘라고 쓰여 있었다.
왕은 궁으로 돌아와
즉시 거문고 집을 화살로 쏘았더니
내전의 중과 궁주가 은밀히 간통하고
있었다.
왕이 크게 노하여 두 사람을 사형에 처하였다.
그 후로부터 매년
첫 해일(亥日), 자일(子日), 오일(午日)
등에는
모든 일을 조심하여 움직이지 않는 풍습이
생겼다.
15
일날은 까마귀의 제삿날이라
하여
찰밥으로 제사하는 풍습이
행하여졌으며
노인이 연못에서 나와 편지를
전했다하여
그 연못이름을 서출지(書出池)라 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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