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 지혜만이 난관을 돌파할 수 있습니다
고려 17대왕 인종(仁宗 1109-1146)의 왕비는 당대의 세도가 이자겸(李資謙 ? - 1126)의 딸이었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이자겸(李資謙)이 어린 인종을 죽이려고 딸에게 독이 든 음식을 상에 차려 가져가게 하였습니다.
왕비는 아버지의 말을 들으면 남편인 왕이 죽을 것이고, 안 들으면 불효자가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진퇴양난에 빠진 왕비는 한 가지 꾀를 생각해냈습니다. 그녀는 음식상을 가지고 가다가 일부러 넘어지며 음식을 땅에 엎질렀습니다. 남편을 살리는 동시에 아버지의 명령도 지킨 셈이 되었던 것입니다.
얼마 후 이자겸(李資謙)이 정권 싸움에서 패하고 유배를 갔습니다. 왕비 이씨도 역적의 딸이라 해서 폐비가 되었습니다. 그래도 왕은 이씨가 음식상을 엎지른 공이 있다 하여 토지와 노비를 하사하고 항상 돌보아 주었다고 합니다.
고려사(高麗史)에 실린 이야기를 <한여름밤의 고전 산책>에서 옮겨 나눕니다. 지아비를 죽이는 일을 도모하기도 어렵거니와 그렇다고 아버지의 명령을 거역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지혜롭게 행동한 폐비 이씨의 지혜가 돋보이는 이야기입니다. 변화 무쌍하고 혼탁한 요즘 세태에 나아갈 때 한번 더 생각함이 좋으리라는 말이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진리가 아닌가 합니다.<꽃사진: 금사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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