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오늘
밤늦도록 누군가를 기다려 본 적이 있다면 깨어있는 것이 얼마나 고통스러운 일인지를 압니다. 세상이 잠든 시간에 홀로 기다린다는 것 그것도 언젠가는 오리라는 막연한 희망만으로 버틴다는 건 괴로운 일입니다.
그래서 기다림은 그를 지치도록 고독하게 만듭니다. 긴 기다림 끝에 이루어질 해후 그 한번의 만남을 위해 오늘 하루도 작은 기다림을 연습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서 너희에게 다시 오마 하시며 재회를 약속하셨듯이 우리에게는 그 한 번의 만남이 남았음을 잊어서는 안 되겠습니다.
그 만남 속에서 오래도록 행복해 질 순간을 꿈꾸며 오늘도 기다림을 이어 갑니다. 하지만 이 기다림이 오래가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언제든 오늘밤을 마지막 하루처럼 여기며 그 하루에 성실하고 진지하게 살고 싶습니다. 내일은 꼭 만날 거라 믿을 때 오늘의 준비를 마칠 수 있겠기 때문입니다.
오늘을 준비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내일은 없습니다. 내일은 오늘에 성실한 자만이 누릴 수 있는 은총의 선물이기 때문입니다. 제 인생의 마지막도 결코 내일일 수 없음을 오늘이 제게 주어진 마지막 날임을 깨달으며 오늘의 소임을 조용히 마무리짓고 싶습니다.
- 주님을 찾는 행복한 술래 / 김강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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