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사랑의 예술단 4년째 무료급식 선행 예술단 단원은 시각장애인들
시각장애인들의 선행 월, 화요일은 대구광역시 달서구 두류공원 목요일은 대구서부시외버스터미널 앞. 노인과 노숙자들이 길게 줄지어 섰다. 무료급식을 받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다. 자원봉사자들이 식판에 음식을 담아 나눠주는 모습은 여느 무료급식 행사와 다를 것 없는 풍경이지만 자원봉사자 중 7명이 검은 선글라스를 쓰고 있다. 이들은 4년째 이곳에서 무료급식 봉사활동을 펼쳐온 대구시각장애인협회 사랑의 예술단 시각장애인들이다.
사랑의 예술단이 생긴 것은 지난 1996년 대구시각장애인협회가 시각장애인들이 각종 공연을 하며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일주일에 세 번씩 판소리, 풍물놀이, 가요 등을 가르치기 시작하면서 만들어졌다. 단원 모두 중증 시각장애인들이다. 노랫가락과 가사를 외워가며 교육을 받은 이들은 회갑잔치 등을 돌아다니며 돈벌이를 하게 됐다. 주말마다 양로원과 치매병원을 찾아 무료 공연을 다니면서 노인들이 밥을 많이 먹으려고 싸우는 모습에 무료급식 활동을 하기로 뜻을 모았다.
사랑의 예술단은 2004년 3월부터 무료급식에 나섰다. 공연을 해 번 돈과 공공근로로 번 돈으로 무료급식비용을 마련했다. 사실 이들은 남을 도울 처지가 못 된다. 처음엔 앞도 못 보는 사람들이 무슨 무료급식이냐고 색안경을 끼고 보던 사람들도 있었다. 하지만 이들의 급식이 계속되자 주위에서도 조금씩 도움의 손길이 늘어났다. 시장 반찬가게·정육점·제과점·쌀가게 주인들이 싼 값에 물건을 제공했고 무료로 음식 재료를 주는 사람들도 생겼다. 남편은 죽고 자식들도 일자리 찾아 떠난 뒤 연락도 없어요. 그런데 이 양반들은 4년 동안 한결같이 이곳을 찾아줍니다. 자기들 앞가림하기도 쉽지 않을 텐데...라며 식판을 다 비운 뒤 다시 배식을 받은 할머니는 항상 웃는 얼굴로 밥을 나눠주는 모습은 영락없는 천사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 조선 닷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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