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잎
시 / 이 정 하
그대를 영원히 간직하면 좋겠다는 나의 바람은 어쩌면 그대를 향한 사랑이 아니라 쓸데없는 집착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대를 사랑한다는 그 마음마저 버려야 비로소 그대를 영원히 사랑할 수 있음을..
사랑은 그대를 내게 묶어 두는 것이 아니라 훌훌 털어 버리는 것임을..
오늘 아침 맑게 피어나는 채송화 꽃잎을 보고 나는 깨달을 수 있습니다.
그 꽃잎이 참으로 아름다운 것은 햇살을 받치고 떠 있는 자줏빛 모양새가 아니라 자신을 통해 씨알을 잉태하는,
그리하여 씨앗이 영글면 훌훌 자신을 털어 버리는 그 헌신 때문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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