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지혜

가을, 그냥 떠나자꾸나

박남량 narciso 2010. 10. 16. 11:24

가을, 그냥 떠나자꾸나

 


가을이면 생각나는 것이 무엇일까?

 


맑고 드높은 푸른 가을 하늘 어찌 그리도 고운지
바람에 구르는 노랑 은행 이파리
연인들이 걷는 금길이 그리울거야.


오색 단풍이 만들어 내는 오색 향연
함께 산을 올랐던 그 시절 생각나겠지.


귀뚜라미 흥겨운 노래 소리
낙엽을 밟으며 고독을 함께 씹던
멀리 떠나가 버린 친구가 생각나겠지.


웃음지으며 걷고 있지만
차갑게만 느껴지는 가을
길섶에 코스모스 가득 피어있는 어느 외진 거리
바람에 흔들리며 머리털을 물들이는 억새와 갈대
모든 것이 추억의 한 토막일 게야.


가을이 되면 창을 열어 붉게 물든 나무들을 보며
가을의 명상에 잠겨보기도 하지.


그럴 때면 괜스레 외롭고
쓸쓸한 마음에 우울해지기도 하고
깊은 그리움에 잠을 설칠 때도 있을 게야.


아름다운 이 계절을 정녕코 그냥 보낼 것인가?


마음 속에 그냥 떠오르는 풍경들이 몇가지 있을 게야.
그냥 떠나자꾸나.


쌓인 낙엽들이 흐르는 물살을 따라 떠내려 가듯이
우리도 바람따라 그냥 떠나자꾸나.

 


코스모스 바람에 흔들리며 반겨줄거야.
그 곁에 노란 국화가 피고
서리를 맞아 향기를 더해 줄거야.
푸른 하늘에 걸려있는 빨간 홍시의 붉음이
더욱 붉게 다가올 거야.

가을, 그냥 떠나자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