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우 꽃시 / 할미꽃 할 미 꽃 - 김 선 우 - 키 작은, 햇볕을 탐하지 않아 아주 작은 그녀는 발목 밑을 떠도는 바람의 한숨을 듣지 하필 무덤가 같은 곳에서 그녀와 마주칠 때 사람들은 말하지 다소곳한 자태! 더러는 그녀에게서 외진 데 거하는 이의 슬픔을 읽기도 하지 그럴 때면 그녀는 어깨 더욱 곱수그려 삐딱하게 머리.. 꽃시 사랑 2008.01.11
백목련 진다 / 김선우 백 목 련 진 다 글 / 김선우 이상하다, 계곡을 몰아쳐오는 눈보라 저 눈꽃떼를 어디서 만났던가 꽃으로 오기 전 네가 눈보라였다면 나는 무엇이었나 청명한 봄 한나절 돌연 단전 밑이 서늘해지고 내장을 따라 들어선 계곡에 꽃, 잎새도 없이 만개한 적멸보궁 얼음 녹아 아지랑이 흐르는데 왜 너는 그토.. 꽃시 사랑 2006.04.25
분꽃 / 김선우 분 꽃 글 / 김 선 우 ' 사바 '라는 말 참 예뻐서 사바세계에 살고 싶었지요 ' 사바 '라는 말 참 예뻐서 그 여자 못을 들어 제 가슴 찔렀지요 흰분홍노랑 못들을 박고 그 여자 여무는 까만 눈둥자 제 가슴 가만히 들여다보았지요 못들이 이렇게 많으니 곧 꽃이 피겠구나 못자국 깊어진 오후 네시였지요 http:.. 꽃시 사랑 2006.04.18
능소화 / 김선우 능 소 화 글 / 김 선 우 꽃 피우기 좋은 계절 앙다물어 보내놓고 당신이나 나나 참 왜 이리 더디 늙는지 독하기로는 당신이 나보다 더한 셈 꽃시절 지날 동안 당신은 깊이 깊이 대궁 속으로만 찾아들어 나팔관 지나고 자궁을 거슬러 당신이 태어나지 않을 운명을 찾아 아직 태어나지 않은 어머니를 죽이.. 꽃시 사랑 2006.04.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