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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명한 사람이란 만나는 어떤 사람에게서도 무언가를 배우는 사람입니다

박남량 narciso 2016. 9. 13. 12:57


현명한 사람이란 만나는 어떤 사람에게서도 무언가를 배우는 사람입니다



왕과 현인은 아주 절친한 친구였습니다. 두 사람은 생일까지도 같았습니다. 왕은 답답한 문제가 있으면 현인에게 신하를 보내 묻곤 하였습니다. 어느 날 왕이 현인에게 신하를 통해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나에겐 두 가지 이루고 싶은 일이 있다. 하나는 내 아들이 나의 왕위를 이어받도록 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어느 도시를 자유지역으로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나는 한 가지밖에 할 수가 없다. 한꺼번에 두 가지를 이룰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현인은 아무 말 없이 아들을 어깨에 태우고 아들에게 비둘기를 주었습니다. 아들은 그 비둘기를 날려보냈습니다. 신하는 자신이 본 것을 그대로 왕에게 보고하였습니다. 왕은 그 뜻을 금방 알아차렸습니다. 아들에게 왕위를 물려준 뒤, 아들이 자유지역을 만들라는 말이었습니다. 다시 왕은 현인에게 신하를 보냈습니다.

"신하들이 역심을 품고 호시탐탐 나를 칠 음모를 꾸미고 있다. 나는 어떻게 하면 좋은가?"

현인은 대답은 하지 않고 정원에 있는 밭으로 가서 야채를 하나 뽑아 왔습니다. 잠시 후 다시 밭에 가서 야채를 뽑아 왔습니다. 이런 행동을 몇 차례 되풀이하였습니다. 이 말을 전해 들은 왕은 무릎을 쳤습니다. 현인은 이런 가르침을 준 것입니다.

"적을 한꺼번에 치지 마시오. 여러 차례에 나누어 하나씩 제거하시오."

사람의 뜻은 말이나 글이 아니어도 충분히 전달됩니다. 가르침을 받는 사람의 유형에 따라 다르기는 합니다. 가르침을 받는 사람의 유형으로는 스펀지형과 터널형 그리고 체형(篩形)이 있습니다. 가르침의 모든 언행을 배우는 사람을 스펀지형이라고 하고, 가르침의 말을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사람을 터널형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가르침의 말 중에서 중요한 것과 중요하지 않은 것을 가려서 배우는 사람을 체형(篩形)이라고 합니다.

다비장에 다들 두 손을 모우고 합장을 합니다. 큰 스님들의 손에 불이 들려 있습니다. 누군가 외칩니다.
"스님! 불 들어 갑니다!"
그러자 주위에 있던 추모객들도 큰 소리로 부릅니다.
"스님! 불 들어 갑니다!"
염불 소리가 산천을 휘감아 돕니다. 스님의 마지막 법문이 불길이 되어 사람들의 마음에 아로새겨집니다. 무언의 설법입니다. 모든 소유의 욕심을 버리라는 소리 없는 가르침입니다. 남을 배려하는 맑고 향기롭고 아름다운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무언의 가르침입니다. 자신이 만나는 어떤 사람에게서도 무언가를 배우는 현명한 사람이 곧 이웃님이시길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