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부로 남의 흉내를 내어 자기의 본분을 잊어 버린다는 고사성어 한단지보(邯鄲之步)
장자의 선배인 위모와 명가인 공손용과의 문답 형식으로 된 이야기 가운데 위모가 공손용을 보고 이렇게 말했다.
당신은 수릉의 젊은 사람이 조나라 서울 한단으로 걸음걸이를 배우러 갔던 이야기를 알고 계시겠지. 그 젊은 사람은 아직 조나라 걸음 걸이를 다 배우기도 전에 원래 걷고 있던 걸음걸이 마저 잊고 설설 기며 겨우 고향으로 돌아갔다지 않은가?
조나라는 큰 나라, 연나라는 작은 나라다. 한단은 대도시 수릉은 시골을 말한다. 그 시골 청년이 대도시를 동경한 나머지 격에 맞지 않은 걸음걸이를 배우려다가 자기가 걷던 걸음걸이 마저 잊고 엉금엉금 기는 시늉을 하며 돌아왔다는 이야기다.
비꼬운다면 외국에 갔다 와서 우리말을 할 때에 일부러 말투를 흉내 내는 것을 말한다. 남의 것만 동경하는 주체성 없는 사람이 수릉의 그 젊은이었던 것이 아닐까.
이 이야기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한단지보(邯鄲之步)이다.
한단지보(邯鄲之步)란 자기의 본분을 잊고 함부로 남의 흉내를 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함부로 남의 흉내를 내어 자기의 본분을 잊어 버리는 것 혹은 자기의 힘을 생각지 않고 다른 사람의 흉내를 내어 이것 저것 탐내다가 하나도 얻지 못하는 것을 비유하여 사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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