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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쓸모없는 존재는 없다
장자의 친구 혜시가
선물로 받은 박씨를 심었는데
지금까지 보지 못한 큰 박이 달렸습니다.
너무 커서 바가지를 만들면
펑퍼짐해서 물을 뜰 수가 없고
물을 담으면 무게를 견디지 못해 쪼개졌습니다.
쓸모없는 박이라고 투덜거리는 혜시에게
장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 왜 호수에 띄워 놓고 배처럼 쓰지 않느냐?」
장자의 만물은 연관되어 있다는 사상은
만물을 평등하게 보는 기초입니다.
사람들은 대개
꽃은 향기롭고 아름답다고 생각하고
똥은 더럽고 추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꽃이란 식물이
물과 햇빛과 영양분을 받아들여 피운 것이고
식물에 좋은 영양분은 똥에 들어 있습니다.
꽃은 거름과 연관되어 있는 것입니다.
아름다움과 추함이 구분되면
사람은 아름다운 것을 좋아하고
추한 것을 싫어하게 됩니다.
또 좋아함과 싫어함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을 선택하고
싫은 것을 버리게 합니다.
이러한 분별 때문에 사람들은
서로 좋은 것을 차지하고 싫은 것을 벗어나려
경쟁하고 싸우게 된다는 것입니다.
만물이 연관되어 있고
세계가 하나임을 아는 사람을 지극한 사람
달통한 사람이라고 합니다.
이 사람들의 눈으로 볼 때는
세상에 쓸모없는 존재가 없습니다.
- 김교빈, 이현구 / 동양철학에세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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