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심 그리고 처녀의 부끄러움이라는 꽃말을 가진 살구
살구나무 숲을 중국에서는 행림(杏林)이라고 합니다
행림(杏林)이란 의원을 뜻하는 말입니다
옛날 중국에 동봉이라는 의원이 있었습니다
환자들을 정성껏 진찰해 주는 것으로 평판이 자자했습니다
가난한 환자들이 진료비를 물으면 이렇게 말했습니다
"살구나무를 심어주시오"
산길을 걷다보면 흔히 볼 수 있는 살구나무였기에
사람들은 기꺼이 동봉의 집 뜰에다 살구나무를 심어주었습니다
병이 가벼운 사람은 한 그루
심한 사람은 다섯 그루를 심었습니다
그렇게 하여 마침내 동봉의 집 뜰에는 살구나무 숲이 이루어졌습니다
살구나무에 열매가 열리자 동봉은 살구씨를 약재로 사용했습니다
초봄에 피는 살구꽃을 보면 사람들은
벌써 봄인가하는 의문을 품게 되고 복숭아와 혼동하는 점을 들어
"의심"이라는 꽃말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화사한 꽃잎은 수줍어 미소짓는 영낙없는 아가씨의 볼살이라
"처녀의 부끄러움"이라는 꽃말도 얻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