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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지를 부림으로써 상대방을 궁지로 몰아넣는다는 고사성어 지록위마(指鹿爲馬)

박남량 narciso 2015. 1. 13. 11:15


억지를 부림으로써 상대방을 궁지로 몰아넣는다는 고사성어 지록위마(指鹿爲馬)





중국의 사서 사기(史記)에 나오는 말이다.

조고(趙高)는 중국 진(秦)나라 때의 환관이었다. 진(秦) 시황제(始皇帝)가 죽자 승상인 이사(李斯)와 공모하여 조서를 고쳐서 장자인 부소를 자살하게 하고 자신에게 걸림돌이 될 것 같은 조정 중신들을 죽이고 어리석은 막내 아들 호해(胡亥)를 황제에 올렸다.

철부지 호해(胡亥)는 모든 것을 조고(趙高)에게 맡겼다. 어느 날 조고(趙高)는 자신의 권력이 얼마나 대단한가를 시험해 보기 위해 황제 호해(胡亥)에게 사슴(鹿)을 바치면서 말(馬)이라고 말했다.

호해(胡亥)가 웃으면서『승상이 잘못 아시는구려. 저건 사슴이지 않소.』하고 말하자,
조고(趙高)는 뒤를 돌아 조정신료들의 반응을 살피면서 신하들에게 다시 물었다. 『이게 사슴인가 아니면 말인가?』
눈치를 보던 신하들은 낮은 소리로 말이라고 대답하는 신료들도 있었으며 사슴이라고 생각하는 신료들도 있었다. 아예 조용히 있는 신료도 있었다.

조고(趙高)는 사슴이라고 생각하는 쪽의 신료들을 눈여겨 봐두었다가 나중에 그들에게 죄를 뒤집어 씌워 죽였다. 호해(胡亥)도 끝내는 조고(趙高)에게 죽임을 당한다. 조고(趙高)는 진(秦) 시황제(始皇帝) 장자인 부소(扶蘇)의 아들 자영(子嬰)을 황제 자리에 앉혔으나 그도 자영(子嬰)에게 죽임을 당한다. 진(秦)의 마지막 군주인 삼세제 영자영(三世帝 嬴子嬰)이 부소(扶蘇)의 아들이라고 전하지만 사마천(司馬遷)의 사기(史記)등의 사서에 의하면 신빙성이 떨어진다.


사기(史記)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지록위마(指鹿爲馬)이다.

지록위마(指鹿爲馬)란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는 뜻으로 윗사람을 농락하여 권력을 휘두른다는 의미이다. 억지를 부림으로써 상대방을 궁지로 몰아넣는다는 뜻도 가진다. 억지라는 궤변과 통하는 유사성어로 갖다 붙이기라는 견강부회(牽强附會), 내 논에 물대기라는 아전인수(我田引水), 뭍에서 배 밀기라는 추주어륙(推舟於陸)이 있다.


지록위마(指鹿爲馬)는 반대편을 죽이기 위한 간계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드물다. 우리 사회는 수많은 사슴이 말로 바뀌는 현상이 많은 것 같다. 씁쓸한 뒷맛을 남긴 2014년이었다. 너무나 많은 인재(人災)들이 국민들을 그로키 상태로 매몰았으며 진실을 행하는 사람들은 적고 갑질(甲質)과 거짓을 행하는 자는 많았던 해가 아니었을까. 무리를 해치는 말이라는 뜻으로 많은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인물이라는 해군지마(害軍之馬)라는 성어가 있다. 하루빨리 이를 가려내어야 하지 않을까.<사진: 울산광역시 언양 작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