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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Socrates) 재판에서의 변명(Apology)

박남량 narciso 2013. 6. 3. 13:28


The Death of Socrates, 1787
David, Jacqurd Lourd(1748-1825) France, 신고전주의




소크라테스(Socrates) 재판에서의 변명(Apology)


기원전 399년 고대 그리스 아테네의 대표적인 철학자 소크라테스(Socrates)는 공개 재판에 회부되었다. 소크라테스는 말년에 정치적 문제에 휩쓸렸다. 비록 현실정치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았으나 그의 이론들은 민주주의를 비난하는 것처럼 보였고 추첨으로 뽑힌 501명의 재판관과 배심원들은 소크라테스가 그의 철학을 통하여 아테네의 수호신 아폴로 신을 모독하고 신들에 대한 숭상을 거부하였으며 청년들을 타락시켰다고 입을 모았다. 결국 소크라테스는 신성모독과 청년들을 현혹한다는 죄목으로 사형이 선고되었다. 플라톤은 파이돈(Phaidon)에서 소크라테스가 독약을 마시고 죽음을 맞이하는 장면이 상세하게 묘사되어 있다.

사형이 선고되자 소크라테스(Socrates)는 자기 변론을 통해 이러한 비난들을 단호히 물리치고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였다. 플라톤이 쓴 변명(Apology)에서 그는 아무 죄가 없으며 그는 아폴로 신이 델피의 신탁(神託)을 통해 소크라테스야말로 인간 중에서 가장 현명한 인간이라고 예언하였다고 하여 소크라테스는 자신의 행위를 아폴로 신에 대한 철학적 예배라고 간주하였다. 그러므로 아폴로 신의 위임을 받아 사람들을 가르치고 다니는 자신을 정죄하는 국가에 오히려 책임이 있다고 반박하였다.


진리의 聖人 소크라테스 동상

 



여러분 가운데 누군가는 이미 이렇게 듣고 싶을 것입니다. "소크라데스여, 당신은 도대체 무슨 일을 하였습니까? 사람들이 당신을 이토록 비방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그런데 아테네의 신사 여러분, 내가 이런 평판을 듣게 된 것은 다른 이유 때문이 아닙니다. 바로 지혜 때문입니다. 도대체 어떤 지혜냐구요? 그서은 아마도 가장 인간적인 지헤라고 대답할 수 있을 겁니다. .....

신사 여러분, 참으로 현명한 자는 신이겠지요. 그 신이 신탁을 통해서 우리에세 하고 싶은 말은 이런 것일 겁니다. 잇간의 지혜는 별로 가치가 없거나 아무 것도 아니라는 것입니다. .....

신은 그런 이야기를 나를 통해 여러분에게 전하는 것입니다. 당신네 인간들 가운데 가장 현명한 사람은 이 소크라테스처럼 "나는 전혀 지혜롭지 못하다"는 사실을 깨달은 사람입니다.

내가 오늘날 이러저리 돌아다니는 이유는 과연 아테네 시민이나 외국인 가운데 단 한 사람이라도 현명한 자가 있는지 알아 보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다 이름난 그 사람이 내가 보기에 현명하지 않다 싶으면....., 너눈 그에게 그가 현인이 아니라고 일러 줍니다. .....

아테네 사람들이여, 나에게 많은 적이 생긴 것은 내가 바로 이런 조사를 하고 다녔기 때문입니다. ..... 또 그런 연유로 이저저런 비난도 받았지요. 소문도 퍼졌어요. 내가 곧 현인이라고 소문 말입니다. 왠지 아세요? 사람들은 늘 내가 다른 사람을  심사하는 데 있어서 현명하다고 믿었기 때문이랍니다.

내가 숨이 붙어 있고 힘이 남아 있는 한, 나는 철학을 그만둘 생각이 없습니다. ..... 나는 그 어떤 일보다도,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젊은이건 늙은이건 여러분을 만나 설득하는 일을 할 것입니다. 될 수 있으면 마음이 선해지도록 노력해야 하고 육체나 재화에 매달려서는 안 된다는 것을 설득할 것입니다. 사람의 능력은 돈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오히려 능력이 있어야, 가정이건, 국가건, 재물도 얻고 다른 모든 인간적인 복도 얻는다는 것을 설득할 것입니다. ..... 여러분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나는 지금 나 자신을 위해 변명하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나는 여러분을 위해 변명하는 것입니다. 만일 여러분이 나에게 유죄 판결을 내리면 그것은 곧 신의 선물을 욕되게 하는 것입니다.

생각해 봅시다. 나를 사형에 처하고 나면 여러분은 나를 대체할 만한 사람을 찾기가 어려울 겁니다. 농담으로 들릴지 모르겠으나, 마치 크고 빼어난 말 등에 앉아 있는 쇠파리 같이 이 신의 도시에 덧붙어 있는 나 같은 사람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준마, 너무 커서 약간은 둖래 보이는 준마는 등에 붙은 쇠파리의 자극을 받아야 합니다. 나는 신이 이 도시에 보낸 한 마리의 쇠피리 같은 존재입니다.

그래서 나는 만나는 사람마다 자극하고, 설득하며, 책망합니다. 또 온종일 이곳저곳을 다니며 여러분을 다그치는 일을 마다하지 않습니다. 여러분이 일생을 잠자며 탕진하지 않도록 말입니다.

플라톤이 쓴 변명(Apology)의 글을 소개하는 미하일 비트쉬어의 철학 오디세이에 이런 글이 실려 있다. "철학을 한다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고 또 대단히 중요한 일임이 분명하다. 왜냐하면 "지(知)에 대한 사랑" 으로서의 철학은 궁극적으로 인생의 근본 문제들을 해명하고 그 답을 찾은 일이기 때문이다. 자기 자신이 누구인지조차ㅣ 모르는 채 인생을 헛되어 보내는 것처럼 허망한 일이 또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