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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에 가득찬 물은 흔들어도 소리가 나지 않는다
서유기에서 손오공은 포로가 된 후에도
모반을 일으켜 천계의 왕 옥황상제에 대해
좀더 높은 직책을 주지 않은 것에 대해
항의를 한다.
그래서 석가여래와의 최후의 내기에서
겸양의 미덕을 배워야만 했다.
신통력으로 땅끝까지 가 보일테니
그때는 제천대성의 자리를 주시오.
그 일을 해내지 못하면 순순히 항복하겠소.
하며 손오공은 부처님과 내기를 한다.
손오공은 공중으로 치솟아올라
번개처럼 대륙을 뛰어넘어서
다섯 봉우리가 있는 산까지 날아갔다.
여기야말로 지상의 생물이 닿지 못한
극지임에 틀림없다고 손오공은 생각했다.
그래서 그곳에 왔다는 증거로
가운데 봉우리 기슭에 오줌을 누고는
의기양양하게 돌아와서 석가여래께
그 사실을 알렸다.
그러자 석가여래는 한쪽 손을 펴서
그 가운데 손가락의 첫 마디 부근에서
지린내가 나는 것을 손오공에게 맡게 하고는
너는 아까부터 내 손바닥에서
한 발짝도 나가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손오공은 그때서야 겸양을 알게 되었다.
겸손이란
남을 높이고 자기를 낮추는 것을 말합니다.
겸손은 예의일 수도 있고 인성일 수도 있습니다.
예의일 때는 가식적인 겸손을 만들 수도 있지만
인성 즉 사람의 타고난 성품에서 비롯될 때는
가식적인 예의를 만들 수가 없기 때문에
인성에서 비롯된 겸손이 바람직합니다.
명심보감에도 겸손에 대해 이렇게 실려 있습니다.
나를 귀하게 여김으로써
남을 천하게 여기지 말 것이며
나를 크다고 여겨 남의 작음을 멸시하지 말 것이며
나의 용기를 믿고 적을 가볍게 보지 말라.
겸손하라.
진실로 겸손하라.
왜냐하면 그대는 아직도 위대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진실로 겸손하라.
그것이 바로 자기 완성의 토대가 될 것이다.
톨스토이의 이 말이 아니더라도
나 자신의 그릇이 크다고 생각하고 싶다면
남의 작음을 포용하는 겸손을 배우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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