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제레레 메이, 데우스 -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2)
구약 성경에 나오는 시편 51편은 하느님께 참회하는 시로서 중세 및 르네상스시대에 가장 많이 작곡된 주제이기도 하다. 미제레레(Miserere)는 라틴어로 불쌍하게, 가련하게 라는 뜻이 담긴 단어인데 여기에는 역사적 배경이 있다.
이스라엘 왕국의 두 번째 국왕은 일생일대의 대 과오를 저지르게 된다. 어느 날 왕은 왕궁의 지붕 위에서 산책을 하다가 한 아름다운 여인이 목욕하고 있는 것을 보고 그 여인을 왕궁으로 불러 자신의 여자로 삼았다. 자신의 군대 하급장교의 아내였다. 훗날 그 여인이 아기를 잉태한다.
왕은 이를 은폐하기 위하여 그 여인의 남편을 전장에서 귀가시키고 그리고 그의 아내를 집으로 돌려보내서 잉태한 아이를 남편의 아이로 위장하려 하였다. 그러나 그 남편은 왕명을 따르지 아니하였고 결국 왕의 음모에 의하여 전장에서 전사한다. 왕은 이제 과부가 된 여인을 데려다가 합법적으로 후궁으로 삼고 아들을 낳게 한다.
어느 날 한 예언자가 왕에게 와서 은유적으로 한 사건을 상소한다. 예언자가 말하기를 양과 소가 굉장히 많은 부자가 있었고 그 옆집에는 새끼 암양 한 마리가 전재산인 가난한 사람이 살았는데 부자의 집에 손님이 오자 그 부자는 자신의 양을 대접하지 아니하고 그 가난한 집의 양을 빼앗아서 손님을 대접하였다는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왕은 이 상소를 듣고 대단히 분노하여 자신이 다스리는 나라에 그런 악인이 있다면 당장에 사형으로 다스리고 그 손실을 네 배로 갚아야 하리라고 하였다.
예언자가 왕의 앞에서 당신이 바로 그 사람입니다. 신께서 당신을 당신의 죄를 벌하셔서 당신과 장교의 아내인 여인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은 죄의 값으로 죽게 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예언자의 말을 듣고 왕은 옷을 찢고 머리에 재를 뒤집어쓰고 벽을 향하여 돌아서서 참회의 기도를 드린다. 왕이 일주일 동안 금식하면서 기도하였는데 얼마나 울었던지 침상의 베개가 눈물 때문에 썩을 정도였다고 한다. 그러나 결국 그 아이는 죽었고 왕은 하느님으로부터 용서를 받았다. 그 후 왕과 그 여인과의 사이에서 대를 이을 새로운 왕자가 탄생하는데 그 이름은 솔로몬이다.
이 이야기에서 여인의 이름은 밧 세바이며 예언자의 이름은 나탄이며 왕은 다윗이다. 이 다윗왕이 통회의 눈물을 흘리면서 노래한 구약 성경 시편 51 편에 전문 중 첫 귀절이 Miserere mei Deus 라고 시작하기 때문에 이 명곡의 제목이 미제레레 메이, 데우스가 되었다. 이 곡의 가사는 구약 시편 51편에 나오는 것인데 다윗이 밧 세바와 정을 통한 뒤 예언자 나탄이 다윗에게 왔을 때 뉘우치고 노래한 시이다.
명곡의 가사인 시편 51편
하느님, 당신 자애에 따라 저를 불쌍히 여기소서. 당신의 크신 자비에 따라 저의 죄악을 지워 주소서. 저의 죄에서 저를 말끔히 씻으시고 저의 잘못에서 저를 깨끗이 하소서. 저의 죄악을 제가 알고 있으며 저의 잘못이 늘 제 앞에 있습니다. 당신께, 오로지 당신께 잘못을 저지르고 당신 눈에 악한 짓을 제가 하였기에 판결을 내리시더라도 당신께서는 의로우시고 심판을 내리시더라도 당신께서는 결백하시리이다. 정녕 저는 죄 중에 태어났고 허물 중에 제 어머니가 저를 배었습니다. 그러나 당신께서는 가슴속의 진실을 기뻐하시고 남모르게 지혜를 제게 가르치십니다. 우슬초로 제 죄를 없애 주소서. 제가 깨끗해지리이다. 저를 씻어 주소서. 눈보다 더 희어지리이다. 기쁨과 즐거움을 제가 맛보게 해 주소서. 당신께서 부수셨던 뼈들이 기뻐 뛰리이다. 저의 허물에서 당신 얼굴을 가리시고 저의 모든 죄를 지워 주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