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를 알기 전엔
난 내가 바라는 이상적인 여성상을 만들어 놓고 거기에다 그대를 맞추려고 애를 썼습니다. 그대는 이런 모습이어야 하고 이런 옷을 입어야 하고 태도는 이래야 하고 ... 영화 속에 나오는 멋진 한 쌍이기를 바랐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모든 것이 달라졌습니다. 이상스러운 것은 그대가 내가 만들어 놓은 틀에 전혀 맞지 않는데도 내가 그대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내가 그려왔던 환상적인 여성상을 생각하면 그대는 실망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는데도 날이 갈수록 그대를 사랑하게 된다는 것이 참으로 놀랍기 짝이 없습니다.
신기하지 않습니까? 생각해 보면 그대가 그대가 아니고 내가 마음 속에 그렸던 그 황홀한 여자가 된다면 아름다운 초상화는 되겠지만 결코 숨쉬는 나의 사람은 될 수 없었을 것입니다.
이제 갖가지 잔상을 떨쳐버리고 새로운 눈으로 그대를 바라볼 것입니다. 그렇게 되면 그대가 내 곁에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어떤 이상적 여인보다 더욱 아름답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행여 내게서 그래주었으면 하는 눈치가 보일지라도 그대는 결코 소설 속에 나오는 여인으로 변하지 마십시오. 그대는 그대 자신으로 내 곁에 머물러 있어야 합니다.
- U. 샤 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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