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 / 박인걸 꽃시 무궁화 박인걸 화려한 색깔로 뭇 시선을 휘어잡지 못해 라일락 짙은 향처럼 발걸음 멈추게 못해도 순결과 끈기로 한 여름 내내 피는 꽃이여 메마른 박토에서 울창하게 뻗어나지 못하고 흠모할 만한 풍모(風貌)도 없어 크게 주목 받지 못해도 맑은 가슴으로 의리 있게 피는 다홍빛이여 민족의 얼에 어.. 꽃시 사랑 2010.12.27
아카시아 꽃 / 박인걸 꽃시 아카시아 꽃 박 인 걸 가시에 찔리며 피었기에 속살은 더욱 희고 萬苦의 아픔을 견디었기에 꿀은 더욱 단가보다. 속으로 곪은 가슴에서 내뿜는 짙은 향이기에 온갖 벌 나비를 취하게 하는가 보다. 인고의 세월을 보내며 한 뜸 한 뜸 떠내려가던 나의 어머니 이불 보 자수(刺繡)로 새긴 꽃이여 바라만 보.. 꽃시 사랑 2010.11.11
라일락 꽃 / 박인걸 라일락 꽃 박 인 걸 사랑의 시련을 가슴에 안고 애절한 눈빛으로 연한 바람에도 하늘거리며 눈물을 펑펑 쏟는 여인아. 아무에게도 말 할 수 없는 고통이 머리끝 까지 차올라도 위로해 줄 사람이 없어 처연한 몸짓이 더욱 가엽구나. 시퍼렇게 멍든 가슴이 숨 쉴 때마다 呻吟이 되어 보랏빛 아픔을 토하.. 꽃시 사랑 2010.11.03
달개비 꽃 / 박인걸 꽃시 달개비 꽃 박 인 걸 보랏빛 감자 꽃이 여름 햇살에 출렁일 때 떳떳한 양심으로 아무데나 뿌리를 박고 새파란 자존심을 세우며 작은 꽃잎을 피우기 위해 맑은 하늘을 마시던 밤이슬에 가슴을 씻어 진주보다 곱게 피는 잉크 빛 밝은 웃음에 코끝이 저며 온다. 여름 냄새 짙게 풍기는 낮은 들풀과 어깨동.. 꽃시 사랑 2010.10.11
개망초 꽃 / 박인걸 꽃시 개망초 꽃 박 인 걸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존귀한 위치에 있지 못해도 버리진 땅을 점령하며 소박하게 피는 꽃 존재에 대한 불평이나 모양에 대한 열등감도 없이 자기들 모습 그대로 종족의 영역을 넓혀가는 탁월한 색상을 뽐내거나 흥건한 향을 내 뿜어 벌 나비들 주목받지 못해도 유월 햇살에 밝게 .. 꽃시 사랑 2010.07.09
호박꽃 / 박인걸 꽃시 호 박 꽃 박 인 걸 못생겼다는 말이 가슴을 눌러 잎으로 얼굴을 가렸는가. 나팔꽃 지붕에서 소리치고 해바라기 키 자랑 할 때 스스로 주눅이 들어 담장 뒤에 몸을 숨겼다. 용기를 다해 분칠을 하고 아침 햇살 조명 받으며 달콤한 꿀을 한 입 물고 뭇 시선을 끌려 하지만 아무도 눈길 주지 않아 서러운 그.. 꽃시 사랑 2009.07.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