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레짐작으로 공연한 일에 겁을 내고 걱정한다는 고사성어 오우천월(吳牛喘月)
서진초 진나라 무제 사마염의 상서령으로 만분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어느 날 만분이 진무제와 마주 앉게 되었을 때 진무제가 앉은 뒷창문이 유리로 되어 있는 것을 그는 휑하니 뚫려 있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었다. 유리 창문을 일찍이 본 일이 없는 그로서는 당연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만분은 기질이 약해 평소부터 바람을 무서워하고 있었다. 바람을 조금이라도 쏘인 뒷면 반드시 감기로 며칠을 앓아야만 했던 모양이다. 북쪽 창이 휑하니 뚫린 것을 본 그는 미리 겁을 먹고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진무제는 그가 바람을 싫어하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바람이 통하지 않는 유리창이란 것을 설명하고 크게 웃었다. 그러자 만분은 황공한 듯이 말했다.
臣猶吳牛 見月而喘 오나라의 소가 달 보고 숨을 헐떡인다는 말은 바로 신을 두고 한 말 같습니다.
세설신어 언어편에 나오는 이야기에서 유래된 고사성어가 오우천월(吳牛喘月)이다.
오우천월(吳牛喘月)이란 오나라 소가 달을 보고 헐떡거린다는 말. 즉 오나라와 같은 남쪽 더운 지방에 있는 소들은 해만 뜨면 더위를 못이겨 숨을 헐떡거리게 된다. 해가 뜨는 것이 지겹게만 여겨진 이 지방 소들은 해가 아닌 달이 뜨는 것만 보아도 미리 숨이 헐떡거려진다는 이야기이다. 속담에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란다는 것과 같은 뜻이다. 지레짐작으로 공연한 일에 겁을 내고 걱정함을 비유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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