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산책

우리 미술관 옛그림 - 우봉(又峰) 조희룡(趙熙龍)의 <매화서옥도(梅花書屋圖)>

박남량 narciso 2017. 5. 24. 14:43


우리 미술관 옛그림

우봉(又峰) 조희룡(趙熙龍 1789-1866) <매화서옥도(梅花書屋圖)>



매화서옥도(梅花書屋圖)는 우봉(又峰) 조희룡(趙熙龍 1789-1866)이 그린 산수화입니다. 조희룡(趙熙龍)은 추사체 글씨로 유명한 김정희보다 불과 세 살 아래였으나 평생 그를 스승으로 모셨습니다. 그는 스스로 매화병에 걸려있다고 할 만큼 매화(梅花)를 무척 좋아했으며 다량(多量)의 매화도(梅花圖)를 남기는 등 매화(梅花)와 관련된 그림을 많이 그렸습니다. 매화(梅花)에 둘러싸인 서옥(書屋)에 앉아 있는 선비의 모습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깊은 산속 희눈이 온 산에 가득한데 눈발인지 꽃잎인지 분간이 안 될 정도로 매화 꽃봉오리가 흐드러지게 맺혀 있습니다. 그 사이로 초옥(草屋)이 한 채 있습니다. 휘장을 걷은 둥근 창 사이로 서책이 층층이 쌓여 있고 화병에는 매화 한 송이 꽂혀 있습니다. 매화(梅花) 가지 위에 꽃송이가 눈발에 날리는 듯 산만하게 피어 있고 자그마한 초옥(草屋) 안에는 선비가 앉아 병에 꽂힌 일지매(一枝梅)를 응시하고 있습니다. 서예적인 필치로 산과 나무와 매화를 자유롭게 그려 원숙한 화풍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중국 송나라 때 임포는 절강성 서호 부근의 고산에 서옥을 짓고 은거하며 매화를 가득 심고 학을 기르며 살았다고 합니다. 일절 민가로 내려가지 않고 산속에서 매화를 아내로 삼고 학을 아들 삼아 일생을 은거했다고 전합니다. 이 소재를 바탕으로 한 그림이 매화서옥도(梅花書屋圖)라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창밖에 매화가 지천으로 피어 있으며 화병에 매화 한 송이 꽂아 놓았습니다. 매화 사랑이 지극한 선비는 우봉(又峰)이 틀림없습니다. 매화서옥도(梅花書屋圖)는 우봉(又峰)의 자화상 같은 그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