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가 구멍에서 머리를 내놓고서 나올까 말까 하는 태도를 표현한 고사성어 수서양단(首鼠兩端)
전한 황제 무제 때의 일이다. 문제의 황후 조카인 위기후 두영과 경제의 황후의 동생인 무안후 전분은 같은 외척이었지만 두영은 고참이었고, 전분은 신진 재상이었다. 전분은 승상이 되어 권세를 휘둘렀으나 두영은 세상 사람들로부터 소홀해져서 가까이 가는 사람이 없는 형편이었다. 이와같은 가운데서 장군인 관부가 두영을 버리지 않고 옛정을 유지했다.
어느날 승상인 전분이 연나라 왕의 딸에게 장가를 가서 축하연이 베풀어졌다. 전분이 축배를 권하며 돌아다니자 모두가 일어나 황공스럽게 술잔을 받았다. 그러나 두영이 이어서 돌아다니며 건배를 하자 아무도 자리에 일어나려 하지 않고 앉아서 술잔을 받으니 장군 관부는 흥미를 잃고 일어나 전분에게로 가서 술잔을 따르니 전분이 술잔을 받지 않으려 하니 화가 나서 다른 사람에게 화풀이를 하니 전분이 그를 변호하자 이번에는 전분에게 달려들어 축하연이 엉망이 되었다.
승상인 전분은 화가 나서 장군 관부를 감옥에 넣었지만 완강하게 버티며 사죄하지 않았다. 이리하여 황제는 조신들에게 누가 옳으냐고 물었다. 처음에는 두영의 말이 옳다고 하였지만 다른 사람들은 나아가서 대답하려 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두영의 추종자들조차 우물쭈물 얼버무리는 애매한 태도를 취했다. 황제는 조정 신하들의 태도가 분명치 못함에 화를 내고 평정을 중지해 버렸다. 후에 관부를 변호하는 두영을 그르다고 하여 두영이도 하옥되고 관부의 일족이 사형에 처형되고 두영도 감옥에서 죽어 전분의 승리로 끝났다. 그러나 전분도 그 이듬해에 병이 들어 자기의 잘못을 깨닫고 내가 나빴다고 외치며 환상 속에서 지내다 두 사람의 뒤를 따라갔다.
여기에서 나오는 고사성어가 수서양단(首鼠兩端)이다.
수서양단(首鼠兩端)이란 쥐가 구멍에서 머리를 내놓고서 나올까 말까 하는 태도를 표현한 것으로 그와 같이 하여 사람의 형세를 보고 어느 쪽으로도 취할 수 있는 애매한 태도를 말하는 것이다. 어찌 할 바를 몰라 간결하지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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