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성어

어떠한 변화에도 대처하는 빈틈없는 계략이라는 고사성어 기략계수(機略計數)

박남량 narciso 2016. 7. 8. 11:41


어떠한 변화에도 대처하는 빈틈없는 계략이라는 고사성어 기략계수(機略計數)



19세의 어린 나이로 삼국시대 오(吳)나라의 초대 황제가 된 손권(孫權 182-252)에게 있어서 앞날은 다난했으나 유일하게 힘이 되었던 것은 부모 형제들이 좋은 지반과 인재를 많이 남겨준 일이었다. 부모가 아무리 좋은 유산을 남겨주어도 그것을 쓸 능력이 없으면 결국 신세를 망칠 수도 있기는 하지만 손권(孫權)은 부모 형제가 남긴 유산을 완벽하게 이용하였다. 특히 대대로 손씨 가문을 섬겨왔던 신하들을 잘 활용하였다.

정권을 인수하자 손권(孫權)은 우선 형인 손책(孫策 175-200)의 수하에 있다가 남겨진 신하들을 중용하였다. 그 중에서도 형의 죽마고우(竹馬故友)이며 인척관계가 되는 주유(周瑜 175-210)에 대해서는 사부(師傅)의 예로 대하고 군사의 대권을 맡겼다.

주유(周瑜)의 친구에 노숙(魯肅)이라는 뛰어난 인재가 있었다. 다른 곳에 벼슬자리가 나 부임하는 그를 붙들고 손권(孫權)에게 천거하였다. 손권(孫權)은 즉시 자리를 마련하여 노숙(魯肅 172-217)을 초대하여 말했다.

"이제 한(漢)왕실은 기울고 천하는 어지러울 대로 어지러워졌으므로 나는 아버지와 형이 이루지 못한 꿈을 실현하고자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야심을 가진 간신들을 제거하고 한(漢)왕실을 다시 일으켜야 한다. 그대와 이렇게 알게 된 것도 인연이니 좋은 방법이 있으면 가르쳐 주기 바란다."

그러자 노숙(魯肅)은 손권(孫權)에게 솔직한 의견을 토로했다.

"황송하오나 저는 이렇게 생각합니다. 역신을 제거하고 한(漢)왕실을 다시 일으키는 것은 요즈음의 영웅호걸들의 대의명분입니다. 누구나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장군의 순수한 기분은 잘 알겠습니다만 실제로는 이미 한(漢)왕실을 다시 일으킬 가망은 없으며 도읍에서 실권을 쥐고 있는 조조를 제거하려면 무력에 의지할 수밖에 없습니다. 취할 길은 단 하나, 이곳 강남 땅을 강대한 나라로 만들고 스스로 황제의 자리에 오르셔서 천하를 장악하는 길밖에 더 있겠습니까?"

노숙(魯肅)의 솔직한 의견에 손권(孫權)은 감탄했다. 이미 한(漢)왕실을 다시 일으킨다는 것은 바랄 수가 없다. 시대는 크게 변모하고 있으므로 스스로 한(漢)나라의 제왕이 될 생각이 아니라면 천사를 다툴 자격이 없을 것이다. 손권(孫權)은 즉시 노숙(魯肅)을 참모장으로 채용하여 후하게 대우했다. 이때부터 군략에 빼어난 노숙(魯肅)은 형주의 전선에서 죽을 때까지 손권(孫權)의 대외 전략을 결정하는 데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었다.

삼국지에서는 손권(孫權)을 다음과 같이 평가하고 있다.

"손권(孫權)은 몸을 굽혀 치욕을 참고 인재를 잘 쓰고 계책을 존중하며 춘추시대 월왕(越王) 구천(句踐)의 기계(奇計)가 남보다 뛰어났다. 확실히 손권(孫權)은 몸을 굽혀서 기회를 기다리는 참을성을 가지고 있었으며 적재적소에 사람을 쓰고 기략계수(機略計數)를 중요시 했다."

그러하였기에 오(吳)나라를 한층 발전시켜 수성의 명군이라는 말을 들었던 것이다. 또 손권(孫權)은 부하를 매우 신뢰하였으며 인재 육성에 대해 스스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사람은 누구든지 장점과 단점을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각자의 장점을 기르고 조그만 결점에는 눈을 감는 것이 지도자가 취할 길이라고 생각한다."


삼국지(三國志)의 손권(孫權)의 시대의 흐름을 파악하고 부하의 장점을 보는 리더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기략계수(機略計數)이다.

기략계수(機略計數)란 시대의 흐름을 파악하고 부하의 장점을 보고 참을성을 가지고 있으며 적재적소에 사람을 쓴다는 뜻으로 어떠한 변화에도 대처하는 빈틈없는 계략이라는 말이다. <꽃사진: 괭이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