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지혜

세상은 신비로운 그릇과 같이 신령스럽습니다

박남량 narciso 2016. 7. 2. 13:56


세상은 신비로운 그릇과 같이 신령스럽습니다



將欲取天下而爲之(장욕취천하이위지)
吾見其不得已(오견기불득이)
天下神器(천하신기)
不可爲也(불가위야)
爲者敗之(위자패지)
執者失之(집자실지)

故物或行或隨(고물혹행혹수)
或歔或吹(혹허혹취)
或强或羸(혹강혹리)
或挫或隳(혹좌혹휴)
是以聖人(시이성인)
去甚去奢去泰(거심거사거태) - 노자(老子) 도덕경(道德經)

천하를 휘어잡고 그것를 위해 무언가 해보겠다고 나서는 사람들, 필경 성공하지 못하고 만다. 천하는 신령한 기물, 거기다가 함부로 뭘 하겠다고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거기다가 함부로 뭘 하겠다고 하는 사람, 그것을 망치고, 그것을 휘어잡으려는 사람 그것을 잃고 말 것이다.

만사는 앞서 가는 것이 있는가 하면 뒤따르는 것도 있다. 숨을 천천히 쉬는 것이 있는가 하면 빨리 쉬는 것도 있다. 강한 것이 있는가 하면 약한 것도 있다. 꺾이는 것이 있는가 하면 떨어지는 것도 있다. 따라서 성인은 지나친 것을 버리고 사치를 버리고 교만함과 태만함을 버린다.

노자(老子)의 이 말은 한마디로 천하를 휘어잡고 그것을 위해 뭔가 해 보겠다고 설치지 말라는 것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천하는 큰 나라를 뜻할 수도 있고 대자연을 뜻할 수도 있습니다. 나라든 자연이든 함부로 대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나라든 자연이든 그렇게 호락호락 마음대로 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거기에는 인간의 꾀나 능력으로 어찌할 수 없는 신령스럽고 신비한 면이 있다는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복잡한 원리와 질서가 내재해 있다는 것입니다.

노자(老子)의 이 말이 요즘처럼 실감나게 들리는 경우도 드물 것입니다. 천하를 휘어잡고 그것을 위해 무엇인가 해보겠다고 나서는 사람들을 보여주고 부추기고 있습니다. 필경 성공하지 못하고 오히려 나라를 망치고 말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세상은 신령하여 성급한 극단과 급진을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오로지 겸양하고 성실함을 받아들인다는 사실을 깨달았으면 합니다.<꽃사진: 당국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