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지에 빠진 다음에 도리어 살아난다는 고사성어 파부침주(破釜沈舟)
사기(史記)의 항우본기(項羽本記)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진(秦)나라 말기 영웅들이 천하를 다툴 때의 일이다. 진(秦)나라의 급격한 통일정책과 더불어
대규모 토목공사가 시행되었다. 어쩔 수 없이 부역에 끌려나가긴 했지만 백성들의 부담이 가중되면서 민심이 동요하기 시작했다. 급기야 진(秦) 시황제(始皇帝 BC 259-BC 210) 말년에 극단적인 탄압정책이 시작되었다. 진(秦)나라의 폭정을 견디다 못한 백성들은 시황제(始皇帝)가 죽고 나서부터는 전국 여기저기에서 민란이 일으났다.
이에 진(秦)나라는 민란을 평정하기 위하여 장한(章邯)을 보냈다. 장한(章邯 BC ?-BC 204)은 항우(項羽 BC 232-BC 202)의 숙부 항량(項梁 BC ?-BC 208)을 대패시키고 그를 죽게하였다. 이 승세를 타고 조왕(趙王)의 군대까지 격파하고 쥐루(鉅鹿)라는 지역을 포위한다. 조왕(趙王)의 대장인 진여(陳餘 BC ?-BC 205)는 다급히 항우(項羽)에게 구원병을 요청하기에 이르렀다. 항우(項羽)는 직접 출병하기로 결심했다. 하지만 막강한 진(秦)나라의 군대와 싸우기에는 여러 면에서 역부족임을
잘 알고 있었다.
항우(項羽)의 군대가 드디어 장하를 건넜을 때였다. 항우(項羽)는 갑자기 타고 왔던 배를 부수어 침몰시키라고 명령을 내리고 뒤이어 싣고 온 솥마저도 깨뜨려 버리고 주위의 집들도 모두 불태워 버리도록 하였다. 그리고 병사들에게는
3일분의 식량을 나누어주도록 했다.
결국 항우의 군사들은 다시 타고 갈 배도 없고,
사흘 후부터는 더 이상 먹을 것도 없는 상태에 처하고 말았다. 이제 돌아갈 배도 없고 밥을 지어먹을 솥마저 없었으므로 병사들은 결사적으로 싸우는 수밖에 달리 방법이 없었다. 살아 돌아갈 방법은 상대와 싸워 이기는 것 뿐이었다.
그들은 강력한 병사로 변하기 시작했다. 막다른 궁지에 몰린 병사들은 죽음을 각오하고 싸우기 시작했다. 이렇게 아홉 번을 싸우는 동안 진(秦)나라의 주력부대는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했고, 마침내 항우(項羽)는 승리를 쟁취했다.
초한지에서 유래가
된 고사성어가 파부침주(破釜沈舟)이다.
파부침주(破釜沈舟)란 밥 지을 솥을 깨뜨리고 돌아갈 때 타고 갈 배를 가라앉힌다는 뜻으로 살아 돌아오기를 기약하지 않고 결사적 각오로 싸우겠다는 굳은 결의를 비유하여 이르는 말이다. 파부침선(破釜沈船), 기량침선(棄糧沈船)이 같은 말이다.
대통령 비서실장이 청와대 수석비서관 등 비서실 직원들에게 기강이 문란한 정부 조직이나 집단은 효율적으로 일을 할 수 없다며 국가원수를 모시고 근무하는 우리들의 가슴이나 머리 속에 자기 개인의 영달이나 이익을 위해 직위를 이용하거나 활용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면서 솔선수범과 확고한 기강확립을 주문하면서 파부침주(破釜沈舟)하는 심정으로 앞으로 나아가자고 말했다. 정부는 물론이지만 정치권에도 꼭 필요한 사자성어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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