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 그리고 영원의 아름다운 빛
사막에도 풀이 있습니다. 시냇가나 길가 양지쪽에 서식하는 포아풀의 일종인데 키는 5센티미터를 넘지 않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뿌리가 600미터까지 뻗어 있는 풀도 있다고 합니다. 물을 찾기 위해서입니다. 절대로 포기하지 않기에 몇백 미터의 모래밭을 헤매고 있다는 것입니다.
신앙도 포아풀과 같습니다. 보이지 않는 뿌리가 있어야 합니다. 물을 찾아 땅속으로만 들어가는 뿌리입니다. 5센티미터의 싹을 위해 600미터의 뿌리가 있었습니다. 보이는 믿음 뒤에는 보이지 않는 희생이 그만큼 많다는 암시이기도 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과 함께 산으로 가십니다. 그러고는 모습을 바꾸시어 놀라게 하십니다. 베드로는 좀 더 머물자고 합니다. 순간이지만 천상의 기쁨을 맛본 것입니다. 예수님의 달라진 모습을 알 수는 없습니다. 하늘나라의 모습으로 상상할 뿐입니다.
제자들은 스승에 대한 확신을 안고 내려옵니다. 평생 이날의 체험을 간직하며 살아갑니다. 죽음의 길을 가실 때도 이날의 기억을 떠올리며 힘을 얻습니다. 변모 사건은 제자들을 위한 예수님의 배려입니다. 그들의 믿음이 꽃피도록 뿌리가 되신 작업입니다.
우리는 어떠한지요?
우리에게는 그분의 변모 사건이 없는지요? 신앙생활에서 실망하지 말라고 주님이 베풀어 주셨던 사건은 없었는지요? 자신만이 알고 있는 그런 만남은 없었는지요? 복음 말씀은 이 점을 묵상하라는 가르침입니다.
주님의 은총은 갑자기 옵니다. 생각지도 않은 때 옵니다.
그러므로 변모 사건은 누구에게나 가능한 은총입니다. 복음의 제자들은 순간이었지만 영원을 체험하였습니다. 그리고 그 체험으로 예수님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우리에게 일어났던 변모 사건을 돌아봅니다.
분명 주님이 개입한 사건이라 믿고 있는 것이 있다면, 그것이 곧 그분의 변모 사건입니다.
주님께서는 어찌하여 간섭하시는 것인지요? 사랑하시기 때문입니다. 결단코 살피고 조사하고 별주기 위해서라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애정을 갖고 계셨기에 제자들에게 당신의 본 모습을 보여 주셨습니다. 받는 이들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위로하고 격려하기 위해 오시는 것입니다.
주님께서는 결국 좋은 쪽으로 인도해 주십니다. 이 생각을 믿음으로 간직해야 합니다.
복음의 제자들은 주님의 모습을 보고 하늘의 기쁨을 느꼈습니다. 우리는 그분을 보는 정도가 아닙니다. 영성체를 통해 일치하고 있습니다. 천상의 기쁨이 우리 삶의 뿌리가 되도록 해야 합니다.<신은근 신부님의 예화로 읽는 복음 묵상 '만남'>
<그림 설명>
노브고로트 유파(Novgorod school), <그리스도의 변모>, 15세기, 90x58cm, 역사와 건축 박물관, 노브고로트/GoodNews
타볼산 정상에서 예수님께서 제자들이 보는 앞에서 부활하실 때의 영광스러운 모습을 잠시 보여주시는 내용이다.
그림은 천상과 지상의 두 층으로 나뉘어 있다.
하단에는 거친 바위 형상의 세 개의 산봉우리가 있고
상단에는 황금빛 천상공간을 배경으로 영광스러운 예수님의 변모 광경이 펼쳐진다.
옆에는 모세와 엘리야가 예수님을 향해 서 있다.
계약의 선구자와 증인인 모세와 엘리야의 출현은 예수님께서 하늘나라의 복음을 완성하러 오신 분이며
고난과 죽음을 이기고 부활의 영광을 얻게 될 것을 가리킨다.
산 아래에는 이 광경에 혼이 빠진 세 명의 제자가 있다.
한 명은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나머지 두 명은 눈부신 그리스도의 현현에 어깨를 돌리며
극적으로 땅 위로 쓰러지며 손으로 얼굴을 가리는 모습이다. 제자들은 거룩한 영적체험을 하고 있지만 두려움에 사로잡혀있다.
예수님이 서 계시는 곳은 산꼭대기(삼각형)이다.
높은 산은 하느님의 계시가 이루어지는 장소이다.
산은 인간과 전능하신 아버지 사이를 이어주는 매개이자 하느님과 인간이 만나는 절대적인 장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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