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탓과 네 탓
가톨릭 고백송에는 네 탓이라는 말이 없습니다. 오직 내 탓 뿐입니다. 一切唯心造(일체유심조) 불가에서도 모든 것이 제 마음 탓이라 가르칩니다.
내 탓과 네 탓은 글자로는 불과 한 획의 차이밖에 없지만 그 품은 뜻은 별자리들 사이만큼이나 서로 멉니다.
내 것과 네 것을 구별하지 못하면 내 탓과 네 탓을 구별하지 못합니다. 네 탓은 물론이고 내 탓도 모두 네 탓이 됩니다. 내 책임은 항상 그럴듯한 핑계 속에 숨어버리고 언제나 남을 가리키는 손가락만 길게 남습니다.
사람이 가장 하기 어려운 말이 내가 잘못했습니다. 라는 말이라고 합니다. 이 말을 분명히 할 수 있는 사람은 신뢰와 존경을 받을 만한 인격자입니다.
여는 야의 탓을, 야는 여의 탓을 정치인은 언론 탓, 언론은 정치 탓 사장은 사원 탓, 근로자는 사용자 탓 어른은 젊은이 탓, 젊은 세대는 늙은 세대 탓. 잘못되면 조상 탓이라더니 너도나도 과거를 부라리며 과거 탓, 현재 탓을 하느라 나라의 역사를 온통 우울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내 탓과 네 탓 글자 한 획이 무책임과 책임을, 거짓과 진실을 비양심과 양심으로 나타나니 글자 한 획만 다른 것이 아닙니다. 인격이 다르고 삶이 다른 것입니다.
내 탓은 내 탓이요. 네 탓은 네 탓입니다. 네 탓 속에서도 내 탓을 발견할 줄 아는 인격 아름다운 마음, 올곧은 양심이 필요한 때입니다.
넘치는 네 탓 속에 내 탓은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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