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법률

채무면탈 목적으로 회사 설립의 경우 원래의 회사에 대한 판결의 효력범위

박남량 narciso 2004. 8. 10. 09:45
 

채무면탈 목적으로 회사 설립의 경우 원래의 회사에 대한 판결의 효력범위

 

 

원래의 회사에 대하여 대여금청구소송에서

승소판결을 받아 확정되었습니다.

그런데 원래의 회사 대표이사가

다른 회사를 설립하였습니다.

원래의 회사나 새로이 설립한 회사는

형식상 법인격을 달리하나

사업목적, 경영진 및 공장시설 등의 동일성에 비추어 볼 때

확정판결상의 채무를 면탈할 목적으로

별개의 법인을 설립하는 형식만을 갖추었을 뿐

실질적으로 동일한 회사이므로

원래의 회사에 대한 확정판결에 기하여

새로 만든 법인에 대하여 강제집행을 실시하기 위한

승계집행문을 위 판결정본에 부여해 줄 것을 청구할

수가 있는지를 알아 봅니다.

 

 

 

 

법인격의 부인의 법리 라고 말하는데

법인제도의 목적에 비추어 어떤 회사에 관하여 그 형식적 독립성,

즉 사원과 별개독립의 법인격을 관철하는 것이

정의와 형평의 이념에 반한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특정한 법률관계에 관하여서만 필요한 한도에서

개별적, 예외적으로 회사의 법인격을 부인하여 회사와 그 배후에

있는 실체를 동일시함으로서 구체적 이해관계를 타당하게

조정하려는 법이론을 말한다고 할 것입니다.

 

법인격의 부인의 법리에 입각한 하급심판결을 보면

 

-대구지법 1997.4.18 선고 96나431판결-

회사가 형해에 불과한 법인일 뿐 아니라, 법률의 적용을 회피하기

위하여 그 법인격이 남용되고 있다고 보이는 경우에 있어서까지

회사의 법인격을 인정하여 형식적으로 법률상의 독립성을 인정

하는 것은 법인격을 인정하는 법의 목적에 비추어 정의와 형평,

그리고 신의칙에 반하는 것이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회사의 법인격을 부인하여 그 배후에서 이를 경영하는 기업주가

그 책임을 지도록 강제하는 것이 정의와 형평에 부합한다 하였으며,

 

-부산지법 1997.8.20 서녹 96가합23873 판결-

갑회사는 비상장의 가족회사로서 전형적인 폐쇄회사이고

을회사는 그 지배주주들이 갑회사의 전체주식 과반수 이상을

소유하면서 을회사 임직원으로 하여금 갑회사의 임직원을

겸임케 하고, 을회사의 자금으로 갑회사로 하여금 선박을 소유케

하면서 갑회사의 수익을 사실상 그대로 차지해 온 경우,

갑회사와 을회사가 별개의 법인격을 가진 서로 독립된 2개의

회사로서 을회사가 갑회사 소유의 선박에 대하여 근정당권을 갖고

있다고 하여 산업재해를 원인으로 하여 발생한 손해배상채권에

대한 배당에 앞서 을회사의 대여금 채권 등에 대하여 우선 배당한다면,

사회적으로 존재하는 단체에 대하여 그 가치를 평가하고

그것이 권리주체로서 대접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인정될 때

법인격을 부여한다고 하는 법인제도의 근본취지에 비추어 볼 때

법인격이 그 본래의 부여 목적에서 벗어나 무의미하게 될 뿐 아니라

오히려 사회적 혼란을 야기하게 되고

결국 회사라는 법형식의 남용으로서 법이 추구하는 구체적,

실질적 정의에 반함과 아울러 신의성실의 원칙에도 위반된다.

하는 사례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법인격 부인의 법리가

소송절차 및 강제집행절차에서도 적용될 수 있는지에 관하여는

 

-대법원 1995.5.12 선고 93다44531 판결-

갑회사와 을회사가 기업의 형태,내용이 실질적으로 동일하고

갑회사는 을회사의 채무를 면탈할  목적으로 설립된 것으로서

갑회사가 을회사의 채권자에 대하여 을회사와는 별개의 법인격을

가지는 회사라는 주장을 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거나

법인격을 남용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도

권리관계의 공권적인 확정 및 그 신속,확실한 실현을 도모하기

위하여 절차의 명확,안정을 중시하는 소송절차 및 강제집행절차에

있어서는 그 절차의 성격상 을회사에 대한 판결의 기판력 및

집행력의 범위를 갑회사에 까지 확장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한다. 라고 하였습니다.

 

따라서 위 사안의 경우 대법원의 판결을 비추어볼 때

채무를 면탈할 목적으로 별개의 법인을 설립하는 형식만을

갖추었을 뿐 실질적으로는 동일한 회사라 하여도

승계집행문 부여신청은 타당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