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지혜

지혜를 동반할 때 그 아름다움이 빛나는 법입니다

박남량 narciso 2017. 6. 7. 14:33


지혜를 동반할 때 그 아름다움이 빛나는 법입니다



모세가 이스라엘인들을 이집트에서 구출하기 이전에 있었던 이야기가 전해옵니다. 그 이야기를 따르면 예언자가 되기 위한 준비로 그는 어떤 위대한 스승의 제자가 되었습니다. 스승이 모세에게 가르친 첫 수양은 침묵이었습니다. 어느 날 두 사람은 시골길을 따라 거닐고 있었는데 자연의 아름다움에 도취된 모세는 아주 쉽게 침묵을 지킬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들이 길을 재촉해 강둑으로 나왔을 때 모세는 한 아기가 강 저편에서 물에 빠져 허우적 거리고 있고 가엾은 아이 엄마는 도움을 요청하며 울부짖고 있었습니다. 그런 광경을 목격한 모세는 도저히 입을 다물고만 있을 수 없었습니다.

"스승님, 저 아이를 저대로 보고만 있으시겠습니까?"

그러자 스승이 "침묵하라"고 하면서 그의 말머리를 잘랐습니다. 그 소리에 움찔한 모세는 입을 꼭 다물었습니다. 하지만 모세는 마음이 편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속으로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스승님은 정말 정도 없는 매정한 사람일까? 아니면 곤경에 처한 사람을 구할 수 있는 능력이 없는 분인가?"

그러나 스승에 대해 그런 불경스러운 생각을 품는다는 것은 옳지 못함을 알고 있는 그로서는 그런 생각이 두려웠습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을 떨쳐 버릴 수도 없었습니다.

그들의 수행의 길은 계속되었고 이제 그들이 다다른 곳은 어느 해변가였습니다. 배가 침몰하고 있었고 선원들은 구조를 요청하고 있었습니다. 참다 못한 모세가 소리쳤습니다.

"스승님, 배가 물 속으로 가라 앉고 있습니다."

그러자 스승은 무서운 눈으로 모세를 바라 보며 침묵을 지키도록 엄하게 꾸짖었습니다. 스승의 엄한 기세에 눌려 목구멍까지 넘어오는 말을 꿀꺽 삼켜 버렸습니다. 그러나 그의 마음은 도저히 이것을 받아들일 수 없었고 집에 돌아오자 그는 이 문제에 대해 신에게 기도했습니다. 그러자 신이 이렇게 대답하는 것이었습니다.

"네 스승의 행동이 옳다. 강가에서 물에 빠져 죽어가던 그 소년은 전쟁을 일으킬 아이였다. 그리고 그 전쟁으로 인해 수 천 수 만의 생명을 잃어갈 뻔 했다. 그러나 그 아이가 죽음으로써 그런 재앙은 없어지게 된 것이다. 그리고침몰하던 배도 이와 비슷하다. 그 배는 약탈자들로 가득차 있었고 그들은 해안에 진지를 구축한 다음 죄없고 평화로운 양민을 약탈하려고 했다."

예수회 신부인 안토니 드멜로(Anthony De Mello)의 The Prayer of the Pray에서 옮겨 나누는 이야기입니다. 하느님께서는 당신께서 창조하신 모든 것을 당신의 섭리로 보호하시고 다스리십니다. "세상 끝에서 끝까지 힘차게 퍼져 가며 만물을 훌륭히 통솔하십니다.(지혜 8,1) 피조물의 자유로운 행동에 의해서 발생하게 될 것까지도 "하느님 눈에는 모든 벌거숭이로 드러나"(히브 4,13) 있기 때문입니다.

성경은 우리가 지혜를 얻는 쉬운 방법을 가르쳐 줍니다.
"지혜는 자기를 갈망하는 이들에게 미리 다가가 자기를 알아보게 해 준다. 지혜를 찾으러 일찍 일어나는 이는 수고할 필요도 없이 자기 집 문간에 앉아 있는 지혜를 발견하게 된다. 지혜를 깊이 생각하는 것 자체가 완전한 예지다."(지혜 6,13-15)<꽃사진: 황새냉이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