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산책

우리 미술관 옛그림 - 애춘(靄春) 신명연(申命衍)의 <여치와 하늘소>

박남량 narciso 2017. 6. 7. 13:34


우리 미술관 옛그림

애춘(靄春) 신명연(申命衍 1809-1886) <여치와 하늘소>



애춘(靄春) 신명연(申命衍 1809-1886)의 애춘화첩(靄春畵帖)에 실린 그림 가운데 초충도(草蟲圖)로 "여치와 하늘소" 그림입니다.
신명연(申命衍)은 시(詩), 서(書), 화(畵)에 능했고 그림은 산수(山水), 화훼(花卉), 묵죽(墨竹) 등을 즐겨 그린 조선 후기 화가입니다.

그림의 바위 위에는 하늘소가 버텨 서서 아래쪽을 굽어보고 있으며 땅 위에서는 여치가 다소곳이 고개를 숙이며 위쪽을 올려다보고 있습니다. 여치와 하늘소의 더듬이 방향이 서로를 향해 있습니다. 바위 아래에는 뱀딸기 덤불이 주렁주렁 열매를 달고 땅 위로 뻗어갑니다.

정민 교수의 문화읽기 그림읽기에서 이 그림을 이렇게 읽고 있습니다. "남편은 과거에 급제해서 나라를 위해 부지런히 일하고(하늘소), 아내는 열심히 베를 짜서 집안을 일으키며(베짱이), 귀한 자식 많이 낳아(산딸기) 다복한 가정을 꾸려가기 바란다." 이 그림은 결혼 축하 선물로 그려준 그림입니다.

화제(畵題)로 쓴 시(詩)는 이렇습니다.

莫催雨夜霜晨鍾(막최우야상신종)
亦有金風玉露蛩(역유금풍옥로공)

老我年來無感性(노아년래무감성) 

枉渠先自蟄成冬(왕거선자칩성동)


비오는 밤 서리야 새벽종을 재촉마라
금풍옥로(金風玉露)에 여치가 또 보이는구나
늙은 나는  새해가 와도 아무 느낌이 없으니
휘돌아가는 개천에서 내가먼저 겨울잠에 드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