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산책

우리 미술관 옛그림 - 신윤복(申潤福)의 <야금모행(夜禁冒行)>

박남량 narciso 2017. 5. 10. 14:28

우리 미술관 옛그림

신윤복(申潤福 1758- ? )  <야금모행(夜禁冒行)>



혜원(蕙園) 신윤복(申潤福 1758- ? )의 야금모행(夜禁冒行)은 심야에 금지된 나들이를 한다는 그림입니다. 신윤복(申潤福)은 풍경이나 사람을 가장 사실적으로 묘사한 화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그림은 신윤복(申潤福)이 개성을 뚜렷하게 확립한 작품으로 혜원전신첩(蕙園傳神帖)에 실린 30폭의 풍속화들 중의 한 폭입니다. 

겨울철 새벽에 술이 거나하게 취해서 피곤한 표정으로 유곽(기생집)을 나서는 양반이 그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노란 초립 아래 추위를 막기 위한 풍차를 쓴 붉은옷의 별감이 손짓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고, 갓 쓴 양반과 큰가체(加髮)머리를 하고 담뱃대를 길게 물고 있는 한복 차림의 기생은 모두 누비로 된 저고리와 속바지를 입었습니다. 그리고 손에는 바람이 들지 않도록 토시를 끼고 있습니다. 역시 등잔을 들고 추위를 막을 털모자를 들고 길을 안내하는 시종은 중요하지 않기에 작게 그려져 있습니다. 이 그림에는 그믐달이 등장하는데 겨울철 그믐달로 추정해 볼 때 대략 새벽 3시 - 4시 경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토시는 웃옷 좌우 소매 쪽만 뚝 잘라 놓은 듯한 모양이고 양쪽에 흔히 고무줄을 넣어 조였습니다. 엄동설한에 이렇다 할 방한복을 갖추어 입지 못하던 서민들은 두 팔에 토시라도 끼고 소맷자락 사이로 들어오는 찬 바람을 막았습니다. 손이 시리면 토시를 내려 장갑처럼 손등을 덮기도 했습니다. 조선의 서민들은 사시사철 무명옷을 걸치고 겨울이면 토시나 속옷으로 방한을 해가며 겨울을 지냈다고 전하기도 합니다.
토시의 용도는 소매 끝이 더러워지거나 닳지 않도록 끼우기도 하고, 음식 차리는 새댁의 한복에 끼우고, 흰 와이셔츠의 사무원이 소매에 때가 타지지 않도록 하는 등 다양했습니다. 이렇게 명맥을 이어 가던 토시가 '자외선 차단 토시', '더위를 쫓는다는 쿨토시' 등의 기능이 부여되어 패션 소품으로 등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