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산책

우리 미술관 옛그림 - 신윤복(申潤福)의 <기방무사(妓房無事)>

박남량 narciso 2017. 5. 6. 11:26


우리 미술관 옛그림

신윤복(申潤福 1758- ? )  <기방무사(妓房無事)>



이 그림은 혜원(蕙園) 신윤복(申潤福 1758- ? )이 개성을 뚜렷하게 확립한 작품으로 혜원전신첩(蕙園傳神帖)에 실린 30폭의 풍속화들 중의 한 폭으로 기방무사(妓房無事)라는 풍속화입니다. 기생이 외출하였다가 돌아오는 사이 기생의 몸종과 한 남자가 방안에 있는 모습의 그림입니다. 풍경이나 사람을 가장 사실적으로 묘사한 화가로 알려진 신윤복(申潤福)의 이 그림은 춘화로 그려진 듯한 이야기를 그려볼 수 있는 그림입니다.

별당의 모습입니다. 툇마루와 방안은 담담하고 간결하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전모(氈帽) 아래 가리마(遮額) 즉 차액을 쓰고 옥색 치마를 입은 젊고 귀여운 여인이 외출을 하였다가 중문으로 들어서는 모습이 보이고, 방안에는 노란 저고리에 빨강 치마를 입은 기생의 몸종이 앞으로 엎드려 있고, 탕건을 쓴 한 남자의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걷어 올린 발의 가는 수직, 수평선이 별당의 모습을 단정하게 강조하고 있어 여름철입니다. 그런데 탕건을 쓰고 비스듬이 누워있는 남자는 누비이불을 덮고 있습니다. 선정적인 모습으로 느껴지는 장면입니다.


가리마는 이마를 가린다는 뜻으로 차액(遮額)이라 하는데 가리마는 얹은 머리나 쪽머리 위에 쓰던 것으로 기녀나 의녀들에 의해 즐겨 사용되었습니다. 검은 색이나 자색의 비단을 두꺼운 종이에 씌워 만든 것으로 쓰개의 일종이었다고 합니다. 광해군 중기 이후 족두리를 만들어 사용하게 되면서 가리마 즉 차액(遮額)의 제도를 대신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전모(氈帽)는 외출시와 말을 탈 때 썼던 립자(笠子)로 기녀나 신분이 낮은 여자들이 쓰던 것이라고 합니다. 10여개의 댓개비로 만든 살 위에 겉에는 한지에 기름종이를 덧씌운 것입니다. 햇빛이나 비를 피하기 위해 사용했던 모자로서 박쥐나 나비, 꽃무늬 등을 장식하기도 했습니다. 머리에 맞춘 테가 있고 끈으로 맬 수 있게 만들어졌습니다. 전모(氈帽)의 착용 모습은 풍속화에 종종 나타나는데, 기녀로 추정되는 여인들이 가리마를 쓰고 전모를 얹거나 가채(加髮)머리 위에 전모(氈帽)를 착용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