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 성어

매사에 너무 명확하면 사람들이 모여들지 않는다는 고사성어 수청무어(水淸無漁)

박남량 narciso 2017. 3. 17. 11:19


매사에 너무 명확하면 사람들이 모여들지 않는다는 고사성어 수청무어(水淸無漁)



반초(班超)는 북쪽으로 오랑캐 흉노를 공격하여 평정한 뒤 긴 세월을 서역에서 활동했다. 그러는 동안 선선,우전에 주둔하면서 한나라의 거점을 만들어 오랑캐를 통치하였다. 그래서 조정은 반초(班超)를 서역도호(西域都護)로 임명하고 그곳을 통치하는 행정장관 겸 군사령관의 역할을 맡겼다.

그는 이렇게 긴 세월 동안 하나의 철학을 몸으로 익혔는데 그것이 바로 "水淸無漁  물이 맑으면 고기가 모여들지 않는다."는 글귀였다. 당시 서역은 자연에 따라 살아가는 유목민이 많았기 때문에 세밀한 규칙이나 법률만으로는 다스리기가 어려웠기 때문에 이런 철학을 지니게 된 것이다.

반초(班超)는 나이가 70세가 되어 사임할 것을 명제(明帝)에게 상신했고 후임으로 젊고 청렴결백하기로 소문이 난 임상(任尙)이라는 장군이 오게 되었다. 임상(任尙)이 "이번에 소인이 선생의 후임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직책은 무거운데 생각은 얕습니다. 아무쪼록 가르침을 주십시오."하고 인사를 하니 반초(班超)가 이렇게 대답했다.

"그대는 지금까지 중요한 자리에서 많은 경력을 쌓아왔소. 거기에는 이 반초(班超)도 따를 수가 없소. 그러나 한마디 해달라니 감히 말씀 드리겠소. 지금 그대는 젊고 청렴결백한 성격에 엄하기 짝이 없소. 그런데 水淸無漁  물이 맑으면 큰 고기가 없는 법이오. 냉엄한 정치로는 화목을 도모하기 어렵소. 아무쪼록 약한 백성에게 관대하게 대하고 큰 것은 억눌러 다스림이 좋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뒤를 이은 임상(任尙)은 반초(班超)의 이같은 충고를 무시하고 실천하지 않았다가 통치에 실패하여 서역(西域)을 다시 혼란에 빠뜨리고 말았다. 공자가어(孔子家語)에도 같은 뜻이 있다.

水至淸則無漁(수지청즉무어)
人至擦則無徒(인지찰즉무도)

"물이 너무 맑으면 고기가 살 수 없고 사람이 너무 살펴도 따르는 무리가 없다."


후한서(後漢書) 반초전(班超傳)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수청무어(水淸無漁)이다.

수청무어(水淸無漁)란 물이 너무 맑으면 고기가 살 수 없다는 뜻으로 사람이 매사에 너무 명확하면 사람들이 모여들지 않는다는 의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