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알고 그대가 알고 있다는 고사성어 아지자지(我知子知)
후한(後漢) 안제(安帝) 임금의 신하 중 양진(楊震)이라는 사람이 있었다. 양진(楊震)이 동래군의 태수가 되어 부임하는 길에 창읍(昌邑)이라는 곳에서 하룻밤을 묵게 되었는데 밤에 현령인 왕밀(王密)이라는 사람이 찾아와 품속에서 황금을 바치는 것이다. 왕밀(王密)은 한 고을의 현령으로 양진(楊震)이 그의 상관인 셈이었다.
양진(楊震)은 지극히 청렴결백한 선비였는데 왕밀(王密)은 이러한 사실을 모르고 늘 하던 관례에 따라 상관에게 인사로 바쳤던 것이다. 이에 양진(楊震)이 이렇게 말했다.
"아주 친한 벗이 그대의 일을 알고 있는데 그대는 그 벗의 일을 모르고 있다. 이것은 그러한 이치와 같은 것인데 어찌 이러한 일을 저지르고 있는게요."
"지금은 밤이 깊었습니다. 아무도 이 일을 보지 못했으므로 알 턱이 없지 않겠습니까?"
왕밀(王密)이 이렇게 대답하고 받아주기를 권하니 양진(楊震)은 다시 이렇게 말했다.
"天知地知 我知子知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내가 알며 또한 그대가 알고 있지 않소? 그럼에도 알고 있는 사람이 없다니 말이나 되는 소리인가?"
왕밀(王密)은 부끄러워 그 방에서 물러났다. 그 뒤 양진(楊震)은 태위에 올라 임금의 측근에서 일하는 삼공(三公) 중의 으뜸이 되었다. 그러나 당시 임금 안제(安帝)의 유모인 왕성(王聖)과 시종인 범풍(梵豊)의 사치와 횡포가 극심하여 임금에게 간하는 상소를 올렸다가 범풍(梵豊)의 모함에 빠져 파직을 당하고 말았다.
자치통감(資치通鑑) 한기(漢記)에서 유래되는 고사성어가 아지자지(我知子知)이다.
아지자지(我知子知)란 내가 알고 그대가 알고 있지 않은가? 하고 청렴결백한 선비가 부정을 거절할 때 쓰는 말이다.
<꽃사진: 카탈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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