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산책

우리 미술관 옛그림 - 신윤복의 <소년전홍(少年剪紅)>

박남량 narciso 2017. 1. 30. 10:40


우리 미술관 옛그림



신윤복(申潤福 1758- ? )
 <소년전홍(少年剪紅)>



혜원(惠園) 신윤복(申潤福 1758- ? )의  소년전홍(少年剪紅)은 소년이 붉은 꽃을 잘라 버린다 즉 꺾다는 뜻의 제목입니다. 그림 속에는 장죽을 문 앳띤 양반 자제가 젊은 여인의 손을 잡고 있고 그 배경에 큰 괴석(怪石) 하나와 백일홍(百日紅) 세 그루가 그려져 있습니다. 남녀의 풍정도 야하고 꽃과 바위도 에로틱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여름을 가장 화려하게 장식하는 꽃 중의 하나가 백일홍(百日紅)입니다. 그림 속 꽃나무는 목백일홍(木百日紅)입니다. 흔히 배롱나무라고 부릅니다.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자미화(紫薇花)라고 합니다. 다산(茶山) 정약용(鄭若鏞 1726-1836)은 백일홍(百日紅)이라 하지 않고 자미화(紫薇花)라 불러야 한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 꽃은 간지럼을 많이 타는 나무라 하였습니다.

산림경제(山林經濟)에 따르면 자미화(紫薇花)는 간지러움을 참지 못하는 꽃으로 나뭇가지 사이를 손가락으로 긁으면 가지와 잎이 다 움직인다고 하였습니다. 손목을 잡힌 여인의 부끄러움을 백일홍(百日紅)을 그려 은근히 표현한 것일까요? 그리고
괴석(怪石)은 꽃과 함께 그려졌습니다. 괴석(怪石)이 젊은 여인이 엉덩이를 뒤로 뺀 자태와 닮았다고 하여 에로틱하게 본 것입니다.

오른쪽 상단에는 화제(畵題)가 적혀 있습니다.
화제(畵題)는 백일홍(百日紅)을 두고 쓴 글입니다.
"密葉濃堆綠(밀엽농퇴록)  繁枝碎剪紅(번지쇄전홍)
빼곡한 잎엔 농염하게 푸른빛 쌓였는데 수북한 가지엔 잘게 붉은 꽃을 오려 붙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