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지혜

직언(直言)과 소통(疎通)의 궁극적인 목적은 상대방의 성장입니다

박남량 narciso 2017. 1. 25. 13:31


직언(直言)과 소통(疎通)의 궁극적인 목적은 상대방의 성장입니다



우리 사회의 조직은 권위주의 문화가 짙습니다. 더불어 특히 우리 사회에는 온갖 폭언들이 넘쳐납니다. 인터넷의 악성 댓글을 비롯하여 근거가 분명하지 않는 괴담, 특정집단에 대한 악담과 혐오 발언, 사소한 갈등에도 터져 나오는 욕설, 정치꾼들의 극언, 허황된 논리로 점철된 망언을 시작으로 여과되지 않은 채 쏘아붙이는 막말들로 심각한 실정입니다. 사람들은 직언(直言)이니 소통(疎通)을 말합니다. 이것들의 궁극적인 목적이 무엇인지 아세요. 상대방의 성장입니다.



조선조(朝鮮祖) 인조(仁祖 1595-1649) 때의 일입니다. 문신(文臣)인 조암(釣巖) 이시백(李時白 1581-1660)이라는 선비에게 나라에서 집 한 채를 하사하였습니다. 그 집에는 중국에서 전래된 금사낙양홍(金絲洛陽紅)이라는 유명한 꽃나무 한 그루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하루는 어떤 사람이 인부를 데리고 왔습니다. 이시백(李時白)이 연유를 물으니 그들은 대궐의 하인으로서 임금의 분부를 받들어 금사낙양홍(金絲洛陽紅)이라는 꽃나무를 옮기러 왔다는 것이었습니다.

이 말을 들은 이시백(李時白)은 그 꽃나무의 줄기를 부러뜨리고 그 나무의 뿌리를 뽑아 부러뜨리고는 눈물을 흘리며 말하였습니다.

"나라의 형세가 아침 저녁을 보장할 수 없는데, 임금이 어진 인재를 구하지 않고 꽃을 구하시다니 웬 말인가. 나는 차마 꽃으로 임금께 아첨하여 나라 망하는 꼴을 볼 수가 없으니 이 끝을 주상께 아뢰어라."

그리고는 대궐의 하인들을 그대로 돌려보냈습니다. 그 사연을 보고 받은 인조(仁祖)는 무엄한 이시백(李時白)을 벌주지 아니하고 오히려 이시백(李時白)을 더욱 극진히 대접하였다고 합니다.

조선 후기의 문신 이원명(李源命 1807-?)이 편찬한 패설 야담집 동야휘집(東野彙輯)에 실린 글을 세상을 거꾸로 보는 관상장이에서 인용하였습니다. 인조(仁祖) 시대 사대부들의 직언(直言) 사례는 다른 책에도 많이 남아 있습니다. 이는 인조(仁祖)가 직언(直言)을 장려하고 몸소 실천한 때문이라고 전합니다.

보신주의에 얽매인 교언(巧言)은 일을 망쳤습니다. 눈치에 초연한 직언(直言)은 올바른 역사 창조에 기여하였습니다. 그러나 직언(直言)이란 모름지기 이를 수용하는 인물이 있어 그 등장할 장(場)이 마련되어 있지 않으면 세상에 잘 나타나지도 않고 제구실도 못하는 법입니다. <꽃사진: 트리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