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산책

우리 미술관 옛그림 - 김홍도의 <노상과안(路上過眼)>

박남량 narciso 2017. 1. 2. 14:02


우리 미술관 옛그림

김홍도(金弘道 1745-1806 )  <노상과안(路上過眼)>



김홍도(金弘道 1745-1806 ) <노상과안(路上過眼)>은 남편과 함께 길을 가는 아낙네에게 은근한 눈길를 주는 한 선비의 모습을 그린 것으로 단원(檀園) 풍속도(風俗圖) 화첩(畵帖) 중 하나입니다. 나귀를 탄 선비와 몸종이 있고, 소를 탄 일가족이 그려져 있습니다.


부채로 얼굴을 가리고 순간적으로 여인네를 훔쳐보는 남자는 풍류를 즐기는 선비인 것으로 보이지만 맨발의 몸종이 끄는 새끼 딸린 말을 타고 가는 젊잖치 못한 모습으로 보입니다. 작은 암나귀에 새끼를 낳은 지 얼마 되지 않았는지 나들이길에 새끼 나귀도 어미젖을 물고 따라 나선 그림입니다. 선비는 양테 큰 갓에, 치렁치렁한 도포에, 말 안장에는 생황까지 갖추어 제법 모양새를 갖추었지만 왜소한 새끼 달린 암나귀와 맨발의 몸종은 선비의 체모를 손상시키는 요인이 됩니다. 또한 선비는 여인네를 쳐다보는 눈빛으로 체통은 이미 버린지 오래인 것 같습니다.

선비의 시선을 받으며 쓰개치마로 살짝 얼굴을 가린 여인은 아이를 업은 남편이 뒤따르는 가운데 소를 타고 길을 지나고 있습니다. 소를 타고 가는 가족들은 의연하고 활기찬 모습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선비의 음흉한 눈길을 피하는 여인의 여유가 그렇습니다. 엄마 품에 앉아 소를 탄 아이의 표정도 의젓한 모습입니다. 그기에 아이를 업고 개나리 봇짐에 닭을 매단 여인의 성실한 남편이 기쁜 마음으로 발걸음도 가볍게 소를 뒤를 따르는 모습으로 그려져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