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산책

우리 미술관 옛그림 - 김홍도의 <신행(新行,婚行)>

박남량 narciso 2016. 10. 28. 13:05


우리 미술관 옛그림

김홍도(金弘道 1745-1806)  <신행(新行,婚行)>



김홍도(金弘道 1745-1806)
의 신행(新行,婚行)은 혼례를 치르러 신랑이 신부의 집으로 가는 행렬을 그린 그림입니다.. 신부는 집에서 정해진 날짜에 신랑을 맞이하기 위해 큰 잔치를 마련하고 있을 것입니다. 신행(新行 또는 婚行)은 길일을 택하여 갑니다.

그림을 보면 긴 행렬이 가파르게 꺾어진 산모퉁이를 돌아오고 있습니다. 맨 앞쪽 사람이 들고 가는 것은 청사초롱입니다. 청사초롱은 관리들이 밤나들이에 썼으나 평민들의 결혼식에 쓰여지기도 하였습니다. 그 뒷사람은 기럭아비입니다. 나무로 깎은 기러기를 두 손에 쥐고 있는 모습입니다. 기러기는 한번 짝이 정해지면 평생을 함께하고 짝을 잃게 되면 혼자 살기 때문에 혼례식 상 위에 올라갔습니다. 신랑은 백마가 복을 가져다 주는 것으로 여겨져 백말을 타고 있습니다.

이 그림에서 신랑 뒤에 말을 타고 따라 오는 장옷 입은 여인은 누구일까요? 우리나라에서 전통혼인예식을 지칭하는 말로 초례(醮禮)라는 말이 있습니다. 초례(醮禮)란 신랑이 장가들러 떠나기 전 출발을 사당에 고하고 난 뒤, 아버지가 아들에게 술을 따라 주고 훈계를 하는 예로 규정하는데 전통혼례예식에서 신랑과 신부가 초례상을 마주하여 절을 하고 술잔을 서로 나누는 교배례, 합근례를 의미하여 이것이 결혼식 자체를 뜻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이 그림을 초례를 위해 가는 길이라면 신랑의 뒤를 따르는 장옷 입은 여인은 신랑의 유모나 매파인 듯합니다. 그런데 이 그림이 그려진 시기에는 혼레를 치른 뒤 신부가 곧바로 신랑의 집으로 가서 생활하는 혼인 풍습이 유행하였다고 합니다. 그래서 신부로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