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산책

우리 미술관 옛그림 - 김두량의 <낮잠 자는 목동(牧童牛睡, 牧牛圖)>

박남량 narciso 2016. 10. 24. 17:24


우리 미술관 옛그림

김두량(金斗樑 1696-1763)  <낮잠 자는 목동(牧童牛睡, 牧牛圖)>



김두량(金斗樑 1696-1763)
은 조선 말기의 화원으로서 산수화를 비롯하여 인물화, 영모화 등에 두루 뛰어났습니다. 목우도(牧牛圖) 또는 낮잠 자는 목동(牧童牛睡)으로 불리는 이 그림은 소를 부리는 목동(牧童)을 포착한 그림입니다. 조선시대에는 가축을 기를 때 축사에서 기르는 방법 외에 가축을 초지(草地)에 놓아 기르기도 하였습니다. 이를 방목(放牧)이라 합니다. 이렇게 방목하여 기르는 가축들을 관리하는 이들을 목동(牧童)이라 불리었습니다.

시골 풍경의 나른함과 편안함이 화면 전체에 깔려 있습니다. 목동이 나무등걸에 느슨하게 매어놓은 소는 보는 이를 곁눈질하며 한가로이 풀을 뜯고 있으며 목동은 야트막한 구릉에 기대어 누워 배꼽까지 드러내놓은 채 늘어지게 낮잠을 즐기고 있습니다. 당시 시골의 서정과 세태의 풍자가 느껴집니다. 실제 소를 보고 그린 것과 같은 사실적인 접근 태도를 보여주는 그림입니다. 소의 털을 세필로 정성스럽게 그렸으며 몸의 굴곡을 표현하는 데도 소홀하지 않음을 볼 수가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당시 사회에서 가장 천한 신분이었던 목동과 소를 묘사대상으로 하여 봉건사회에서 천대받고 압박받는 최하층농민들의 생활처지를 생생하게 화폭에 담아 표현하였습니다. 무더운 여름철 한낮에 주인의 감시와 성화에서 벗어나 마음놓고 늙은 버드나무 그늘 밑에서 깊이 잠든 목동의 모습은 진실된 소박함이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