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산책

우리 미술관 옛그림 - 이경윤의 <탄금도(彈琴圖)>

박남량 narciso 2016. 10. 17. 13:22


우리 미술관 옛그림


이경윤(駱坡 李慶胤 1545-1611)  <탄금도(彈琴圖)>


옛 선비들은 자연과 더불어 풍류를 즐기는 것을 선비들의 교양처럼 여겼으며 그것을 인격 수양의 중요한 방편으로 여기기도 했습니다. 풍류에는 여러 사람과 더불어 즐기는 경우가 있고 다른 사람의 간섭을 받지 않고 호젓한 장소에서 혼자 즐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혼자 즐기는 풍류에는 거문고가 있었습니다. 거문고가 풍류생활의 필수적인 요소로 사랑을 받았던 것은 거문고를 즐기는 뜻은 기예의 연마에 있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도를 배우고 터득하는데 있었기 때문입니다.

월하탄금도(月下彈琴圖)로 소개되기도 하는 탄금도(彈琴圖)는 이경윤(駱坡 李慶胤 1545-1611))의 산수인물화첩에 실려 있는 그림 중 한 폭으로 거문고를 타는 선비, 주변의 바위와 나무 그리고  달. 화면은 간략하고 단순한 구도입니다. 침묵의 거문고 소리가 들리는 듯 시적 분위기로 가득 차 있습니다.


옛 선비와 거문고 이야기를 하면 무현금(無絃琴)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악기줄이 없는 거문고라는 뜻입니다. 도연명(陶淵明 365-427)이 몰현금(沒絃琴)을 타며 즐겼다는 선의 경지 이야기를 말합니다.
도연명(陶淵明)이 어느 날 길을 가다 누군가의 집 앞에 버려져 있는 몸통만 남은 낡은 거문고를 주워가지고 왔습니다. 도연명(陶淵明)은 그 낡고 몸통만 남은 거문고를 서재 벽에 걸어놓고 극진히 모셨습니다. 친구들이 놀러와 함께 술을 마시고 거나하게 취하거나 또는 혼자 마시고도 흥이 나면 그 거문고를 내려 두 손으로 더듬으며 흥겨워했습니다. 줄이 없는 거문고니 소리가 날 리 없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소리도 안 나는 거문고를 얼싸 안고 더듬으면서 그게 무슨 음악이라고 그리 흥겨워 하느냐고 조롱하곤 했습니다. 그래도 도연명(陶淵明)은 줄 없는 거문고를 타기를 그치지 않았으며 이렇게 반문했습니다.
 "나는 이 거문고의 기막힌 음율에 미칠 지경인데 자네들은 그 소리를 못 듣는가"